가자 휴전협상 또 삐걱…하마스 양보에도 네타냐후는 어깃장

입력 2024-07-13 09:20  

가자 휴전협상 또 삐걱…하마스 양보에도 네타냐후는 어깃장
하마스 "가자 통치 포기하겠다" 또 유화 제스처…美 낙관론 솔솔
네타냐후는 '새 요구' 협상단에 지시…CNN "협상 진전 뒤집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이 어렵게 재개됐지만 여전히 진통을 겪는 형국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정보당국 수장 등이 참석해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하마스가 몇몇 사안에 대한 양보로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기존에 내놓은 일부 조건을 바꾸고 있어서다.
하마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를 통해 그동안 고수해온 선제적 영구 휴전 요구를 접으면서 16일간 군인과 성인 남성 등 남은 인질을 석방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새 휴전안을 전달했다.
이어 하마스 고위 관리인 후삼 바드란은 도하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전쟁에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드란은 또 하마스는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외국과 일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사들의 가자지구 및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의 정부 구성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마스는 지난 2007년 쿠데타를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축출하고 가자지구를 실효적으로 통치해왔으나 PA에 이를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도 NYT에 하마스가 민간인 통치권을 포기하고 PA 군의 가자지구 통제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확인했다.
이는 전후 가자지구 재건과 직접 연관돼 있다. 하마스가 서방 주요 국가들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하마스와 관련이 없는 독립 정부가 미국이나 유럽 국가, 국제기구와 협력해 재건을 시작할 수 있다.
바드란은 "우리는 그 사람들이 하마스 출신이 아니거나 하마스와 가깝다고 간주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경찰권도 기꺼이 양보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마스가 무장 조직인 카삼 여단 해체 등 이스라엘이 전쟁 종식의 조건으로 내건 군사력 해체까지는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바드란은 "점령군이 10개월간 가자지구에 들어왔지만, 카삼 여단은 제거하지 못했다"며 "카삼 여단을 스스로 해체하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건 비논리적"이라고 했다.



하마스가 이처럼 휴전 협상에서 일부 조건을 양보하고 있는 가운데 휴전 협상을 주도해온 미국에서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타결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도 "모든 사람이 이 일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임한다면 멀리 떨어져 있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진전이 있고 합의를 타결할 가능성이 보인다"며 "남아 있는 쟁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아직 좁혀야 할 격차가 있지만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추세가 긍정적이며 나는 이 합의를 타결하고 이 전쟁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훈풍이 부는 듯하던 휴전 협상에 이스라엘이 다시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미 CNN 방송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앞서 협상 과정에서 양보한 핵심 조건을 어기고, 휴전 기간 가자지구 북부로 무장 남성들이 귀환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요구했다고 협상에 정통한 이스라엘 측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및 인질 석방을 논의 중인 이스라엘 협상단에 이렇게 요구하도록 지시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애초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 북부로 아무런 제한 없이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CNN은 이를 두고 "잠재적으로 인질 협상의 진전을 뒤집을 수 있으며, 세부 협상의 기초가 된 이스라엘의 자체 제안(3단계 휴전안)에 대한 네타냐후의 승인에 대한 추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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