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기준 형기의 50→40%…"수용력 99% 초과 과밀 해결 위해"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정부가 교도소 과밀 문제가 심각하다며 중범죄를 제외한 수감자들을 조기에 가석방하겠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언론에 따르면 샤바나 마무드 법무장관은 전날 잉글랜드 노샘프턴셔의 파이브 웰스 교도소에서 한 연설에서 "교도소는 붕괴 직전"이라며 "지금 당장 조처하지 않으면 형사 사법 체계의 붕괴, 법질서의 완전한 와해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심각한 중범죄가 아닌 경우 형기의 최소 50%를 채우면 가석방이 허용되는데, 오는 9월부터는 그 기준이 형기의 40%로 낮아진다.
4년형 이상을 선고받은 폭력범이나 성범죄자, 가정폭력범은 해당하지 않는다.
영국 교도소장협회에 따르면 이번 정부 조치로 약 5천500명이 조기 석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무드 장관은 가석방된 이들을 전자 추적기와 이동 제한 시간 설정 등 보호관찰로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신입 보호관찰관 채용을 1천명 이상 늘릴 계획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도소는 현재 8만7천505명을 수감하고 있으며 이는 최대 수용 가능한 인원인 8만8천956명에 근접한 것이다. 남성 수감자의 경우 지난해부터 꾸준히 수용 능력의 99%를 초과한 상태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싱크탱크 '정부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여년간 범죄율은 낮아졌으나 교도소 수감자 수는 배로 늘었다. 범죄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선고 형량이 늘어나는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계획된 증설 규모는 4천400여 명이나 내년 말까지 수감자 수는 1만2천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충분한 증설 계획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조기 가석방 제도만으로 교도소 과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마무드 장관은 "다우닝가 10번지의 수낵과 그 갱단(보수당의 리시 수낵 정부)이 역사에 유죄로 기록돼야 할 것"이라며 전 정권이 이 문제를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마무드 장관은 또한 올가을 정기 예산안을 통해 10년 교도소 수용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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