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4개월 남은 미 대선, 총격 테러에 초비상

입력 2024-07-14 10:30   수정 2024-07-14 12:47

[트럼프 피격] 4개월 남은 미 대선, 총격 테러에 초비상
정치 분열·양극화 속 보안 우려 커져…양 캠프 경호 강화할 듯
뉴욕경찰, 트럼프 타워 주변 등 경찰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을 당해 부상하면서 아직 4개월 가까이 남은 선거전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최근 유럽에서 주요 선거를 전후해 슬로바키아와 덴마크 정상 등 주요 정치인들을 겨냥한 테러가 잇따른 가운데 미국에서마저 대선 후보 유세장에서 총격이 발생하면서 남은 기간 후보자 안전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당장 미국 뉴욕경찰(NYPD)은 이날 피격 사건 뒤 월스트리트에 있는 트럼프 타워를 포함해 뉴욕시 전역에 경찰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욕경찰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 과정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과 형사법원 주변 등 뉴욕시 전반의 보안을 강화한 바 있다.
이번 재판을 둘러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 반대 측은 각각 시위를 벌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도 경찰, 법정 보안요원들과 함께 치안 유지를 위해 법정 안팎에서 협력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경호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특히 극심하게 분열된 정치 상황 속에 유럽에서 국가 정상을 비롯해 주요 정치인을 겨냥한 공격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위중한 상태에 빠졌고, 6월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시작된 상황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광장에서 기습적인 폭행을 당해 목을 다쳤다.
덴마크 경찰은 "현재로선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피초 총리에 총을 쏜 범인은 지난 4월 피초 총리 진영의 승리로 돌아간 대선 직후 정치적인 동기에서 총리 암살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몇 년 새 세계 전·현직 정상들에 대한 암살·공격 시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등이 암살됐던 1960~1970년대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 바 있다.
특히 온라인 등을 통해 증오심을 키운 암살범이 조직과 연계하지 않고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암살 시도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이를 예방하기에 한계가 있고 경호에도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오랫동안 국가 지도자 암살 시도와 같은 폭력이 발생하지 않았던 유럽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배경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민자 급증, 포퓰리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한 정치적 분열과 양극화 심화가 꼽힌다는 점도 미국에 경고음이 되고 있다.
미국 역시 이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 등을 두고 극심한 분열을 빚고 있으며 진영 간 갈등도 극심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박빙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막바지로 갈수록 선거전도 가열되면서 긴장도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미국 정보, 보안 당국은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 중국, 이란 등 가짜 정보를 동원한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 시도도 경고하고 있어 안팎으로 보안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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