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급감한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내수 부진에 2년 연속 증가
재취업 없이 '비경활' 된 자영업자도 6% 늘어…영세 자영업자 더 큰 타격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박재현 기자 = 사업 부진 등에 따라 장사를 접은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들이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을 하지 않고 노동시장을 떠나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사람들도 늘어났다.
15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월평균 실업자는 91만8천명이었다. 1년 전 같은 기간 85만9천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이하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은 월평균 2만6천명이었다.
1년 전(2만1천명)과 비교하면 23.1%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율과 비교해도 3배 이상 더 높다.
폐업하고 구직 활동에 나섰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2022년 44.5% 급감했다가 지난해(5.9%)와 올해(23.1%) 2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일을 그만둔 이유를 살펴보면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61.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10.7%), 작업 여건 불만족(5.9%)이라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사업을 접은 후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이하 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은 월평균 26만8천명이었다.
25만3천명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0% 증가했다.
자영업자 출신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실업자와 마찬가지로 2022년 14.5% 줄었다가 지난해(10.2%)와 올해 2년 연속으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영업자로 일하다 일자리를 잃은 후, 재취업을 하지 않고 노동 시장을 떠나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비경활' 증가 흐름은 영세 자영업자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이전 직장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월평균 3만1천명으로, 1년 전(3만4천명)보다 8.4% 감소했다.
반면 이전 직장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21만9천명에서 23만7천명으로 8.3% 늘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이어진 '고용 훈풍' 흐름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장기화한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1∼5월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최근 2년을 살펴봐도 전년보다 재화 소비가 증가한 달은 24개월 중 4개월에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 중 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생산 역시 지난해부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생계형 소상공인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한국 자영업의 구조적 특성도 자영업자들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꼽힌다.
임금근로자에서 밀려난 뒤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은 만큼, 사업을 접은 뒤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해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자영업 소상공인 지원 종합 대책을 담아 발표했다.
한계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과감한 채무 조정을 통해 재기를 돕고, 취업·재창업 지원을 강화하는 등 사실상의 구조조정 방안도 내놨다.
다만 여전히 배달료 지원이나 대출만기 연장 등 '비용 지원' 대책의 비중이 높은 데다 고금리로 인한 채무 부담 증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구조적 문제도 맞물려있어 추가적인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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