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亞증시 혼조 속 비트코인 강세…"시장 여파 단기적"(종합)

입력 2024-07-15 16:48  

[트럼프 피격] 亞증시 혼조 속 비트코인 강세…"시장 여파 단기적"(종합)
달러 가치·美국채 금리 소폭 상승…금값은 약보합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 테슬라 강세…'트럼프 대승' 발음 中밈주식 상한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시도를 피하며 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15일(이하 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의 가격이 일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고 있었고 부상 정도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사건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단기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亞증시 흐름 혼조세…美주가지수 선물은 소폭 상승
이날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스피는 0.14% 상승한 반면 대만 자취안 지수는 0.16% 하락 마감했다. 호주 S&P/ASX200지수는 0.73% 올랐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5.1%)를 밑도는 4.7%로 발표된 가운데, 중국 본토 증시에서는 한국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가 0.15% 오른 반면 선전종합지수는 0.84% 내린 채 거래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1.57%,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73% 내렸다.
일본 증시는 이날 '바다의 날'로 휴장했다.
미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100 관련 선물은 각각 전장 대비 0.28%, 0.45%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S&P 500의 변동성을 추종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피격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가운데, 국내 미국 주식 주간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5% 넘게 상승하며 260달러 선 위로 올라섰고 정규장에서도 강세가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중국 증시에서는 기업명의 발음이 '트럼프(川普) 대승(大勝)'과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중국 소프트웨어업체 촨다즈성(川大智勝·와이즈소프트)은 이날 주가 상승 상한인 10%가 올랐다. 이에 업체 측은 "미 대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업체 주가는 앞서도 미 대선후보 토론 결과 등에 따라 출렁인 바 있다.

◇ 비트코인 6만3천달러 재돌파…달러화 소폭 올라
최근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사건 이후 상승 폭을 확대, 한때 6만3천 달러를 재돌파했다.
코인마켓캡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6만3천025.43달러를 찍은 뒤 상승분을 일부 반납, 한국시간 오후 4시 10분 기준으로 24시간 전 대비 4.83% 오른 6만2천875.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5만8천달러대에서 움직이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소식이 알려지자 순식간에 5만9천달러대로 뛰어올랐고, 이후 상승 폭을 확대하며 6만 달러선을 탈환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스스로 '가상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가상화폐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만큼 극명하지는 않지만, 달러화 역시 강세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87 오른 104.280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3.2원 오른 1,382.8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23엔 오른 158.05엔,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26위안 오른 7.2630위안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재정정책 완화와 보호주의 강화 속에 달러 강세 및 국채 수익률 상승 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JP모건 전략가들은 "트럼프가 더 높은 관세와 더욱 강경한 이민정책을 약속한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와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4.18% 수준이었다가 이날 4.2% 위로 올라왔고, 금 가격은 전장 대비 0.38% 내린 온스당 2,402.33달러다.

◇ "시장 영향 단기적"…미 기준금리·실적 주시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암살 용의자가 쏜 총에 귀 윗부분을 맞았지만, 연단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고 흔들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81세)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문제를 드러낸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이번 사건까지 터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에서 70%까지 크게 높아졌다.
미 주가지수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미 기준금리가 9월께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한 가운데, 이번 사건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키운 측면이 있다.
이번 암살 시도로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증시가 추세를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CNN방송도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배경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상 정도가 크지 않아 보이며 그가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가 변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전략가는 "다행히도 암살 시도가 실패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탈바켄 캐피털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경영자(CEO)는 "지수 차원에서는 증시가 이러한 사건이 아닌 실적에 따라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BMO자산관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및 연내에 있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면서 "암살 시도는 끔찍한 사건이지만 주식 선물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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