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영국의 새 노동당 정부가 찰스 3세 국왕의 의회 개원식 연설을 통해 인공지능(AI) 규제 법안 도입 등 국정 과제를 발표한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17일 열리는 영국 의회 개원식(State Opening of Parliament)은 회기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개원식에서는 찰스 3세의 '킹스 스피치'(King's speech·국왕 연설)를 통해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의 정책과 입법 청사진이 공개된다.
군주가 의회 개원식에서 하는 국왕 연설은 정부의 주요 입법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왕이 하는 연설이지만 연설문은 정부 주요 각료들이 작성한다.
이번 국왕 연설에서 노동당 정부는 AI 규제 법안 등 모두 35개 법안을 발표한다.
AI 법안은 최첨단 AI 기술과 관련한 법적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오픈AI의 챗GPT 같은 AI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제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AI 규제가 관련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해 AI 모델 개발·출시 과정에 대한 법적 개입을 꺼렸던 리시 수낵 전 총리의 보수당 정부 방침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국왕 연설에는 또한 상원에서 세습귀족 의석을 폐지하는 법안, 피고용인에게 불리한 '제로아워 계약'(최저 노동시간이 '0시간'으로 고용인이 필요할 때 근로를 요청하는 형태의 고용계약) 규제 등 노동자 보호 법안, 새로운 국부펀드 조성 등도 담긴다.
또 범죄적 외국 행위자로부터 중요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사이버 안보 강화 법안, 학교 교육에서 누락된 아동 등록부 마련 등 보수당 정부에서 추진하던 정책도 포함된다고 FT는 덧붙였다.
찰스 3세는 지난해 11월 즉위 후 첫 국왕 연설을 했고 이번이 두 번째다. 그에 앞서 2022년에는 거동이 불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의회 개원 연설을 한 적이 있다.
선대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는 통치 기간 67차례의 '퀸스 스피치'(Queen's speech)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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