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5천억원 지원 표명…"일방적 현상변경 시도 반대" 선언 예정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이 남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3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PALM)가 16일 도쿄에서 개막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 등이 보도했다.
오는 18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 회의에는 팔라우, 투발루 등 남태평양 16개국·지역 정상과 호주와 뉴질랜드 장관급 인사가 참가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참가국 정상 간 개별 회담에 이어 18일 정상회의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공동 의장을 맡아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해양 안전 등의 공통 과제에 관해 논의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투발루,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등 각국 정상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그는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도 안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정상 다수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고 외무성은 전했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대립의 최전선인 태평양 섬나라에 대해 해양 안전보장 등 지원을 통해 관계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교도통신은 올해 정상회의 선언에서는 중국의 패권주의적인 행동을 염두에 두고 "힘이나 위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문구가 명기될 것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향후 3년간 600억엔(약 5천232억원)의 지원을 표명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쓰나미(지진해일) 발생 시 피난 등 재해 대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일본 기상청이 관측한 데이터를 태평양 섬나라에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한다고 약속할 예정이다.
중국은 남태평양 도서국에 인프라 정비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일본 정부로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참가국과 관계 강화를 도모하려 한다고 NHK는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투발루에 사이버 보안 능력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통신 관련 기자재를 제공할 방침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투발루 정부 기관이나 국영 통신회사에 사이버 공격 등 위협을 감지하는 시스템이나 부정한 접근·공격으로부터 네트워크를 방어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일본 기업 제품 등을 포함해 5억엔(약 44억원)어치 기자재를 제공할 계획이다.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사태로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 개최됐으며 대면 회담은 6년 만에 열렸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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