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소국' 지중해 몰타 출신…2022년 역대 최연소로 당선
유효표 90% 얻어…극우세력 확장속 '통합' 방점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로베르타 메촐라(45) 유럽의회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했다.
메촐라 의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10대 유럽의회 개원식 및 본회의 첫날 진행된 선출 투표에서 전체 유효 투표수 623표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562표를 받아 연임이 확정됐다.
임기는 2년 6개월이다.
경쟁 후보로 나선 좌파 진영의 이레네 몬테로 전 스페인 양성평등부 장관은 61표를 받는 데 그쳤다.
2022년 당선 당시 20년 만의 첫 여성이자 역대 최연소 의장으로 주목받은 메촐라는 재선으로 여성 의장 최초의 연임 기록도 세우게 됐다.
역대 여성 의장은 메촐라를 포함해 단 세 명뿐이다.
1979년 유럽의회가 직접 선출 기관으로 개편된 이후 남녀 전체 연임 사례로는 마르틴 슐츠 전 의장(2012년 1월∼2017년 1월) 이후 두 번째 사례다.
유럽의회 1위 정치그룹(교섭단체)인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 소속인 메촐라 의장의 재선은 예견된 결과다.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 이후 실시된 주요 정치그룹간 협상에서 EPP 및 주요 정치그룹들은 메촐라 의장의 연임을 지지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50만명의 EU 소국 몰타 출신인 메촐라는 전임자인 다비드 사솔리 전 의장이 2022년 1월 임기 중 지병으로 별세해 의장 대행을 맡았고, 이후 치러진 의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메촐라 의장은 지난 2년 6개월간의 첫 임기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회 차원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주도했다.
또 실용주의 노선으로 의회내 다양한 목소리를 통합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및 강경우파 세력이 대거 입성하면서 주류로 분류되는 중도 계열 정치 세력들은 메촐라 의장이 연임해 '통합의 보루'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메촐라 의장은 이날 재선 확정 뒤 연설에서 "우리 사회의 분극화는 갈수록 대결의 정치, 심지어는 정치적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을 배제하고 서로 등을 돌리게 만드는 제로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례에 따라 의장직은 5년간의 유럽의회 회기 동안 1, 2위 정치그룹인 EPP와 사회민주진보동맹(S&D) 소속 의원이 절반씩 나눠 맡는다.
이에 따라 메촐라 의장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친 이후에는 S&D 소속 인사가 의장봉을 넘겨받을 전망이다.
이날 메촐라 의장의 재선은 향후 5년간 EU의 한층 거세진 '여풍'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오는 18일 연임 확정을 위한 인준투표를 앞두고 있다.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로는 에스토니아의 여성 총리 카야 칼라스가 내정됐다.
메촐라 의장을 시작으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칼라스 총리가 각각 예상대로 임명이 확정되면 소위 EU '빅4' 가운데 세 자리를 여성이 차지하게 된다.
나머지 한자리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남성인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임명됐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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