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급대로 60% 이상 고율관세 부과시 中경제타격 심각
미중 경제·안보 경쟁 가열 전망…'트럼프 리스크' 부각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지난 2017년 8월 14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 강제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토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듬해인 2018년 3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결국 7월 8일 미국은 중국 상품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액수로는 340억달러에 달했다.
이 25%의 관세 부과 이후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부과 즉시 동일 액수의 농산물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했다.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그러자 미국은 7월 10일 별도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재보복 조치를 취한다.
8월에는 양국이 모두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는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육류 등 600억 달러에 최고 10% 세금을 부과했다.
고율관세 부과로 시작된 무역전쟁은 이후 미국의 화훼이 제재조치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시사 등으로 기술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이후 환율 전쟁으로 번진 양국 무역전쟁은 2019년 10월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부분적 합의(미니 딜)를 이룸으로써 휴전상태로 돌입했다.
이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뒤 이어진 무역협상의 결과였다.
양국 합의에 따라 미국은 2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대해 25%였던 관세율을 30%로 올리려던 계획을 보류했고, 중국은 5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2기'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다시 미중 무역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대중국 60% 관세 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미중 교역관계가 사실상 끝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지적에 대해 질문을 받고서 "난 (첫 임기 때) 50%를 했고, 60은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명확하게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평소 "관세의 열렬한 신봉자"를 자처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그가 집권할 경우 중국 제품에 대해 과거 집권 1기에 비해 더 놓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기사에서 "그는 60%에서 100%에 달하는 새로운 관세로 중국을 겨냥하는 것에 더해 다른 나라들에서 수입하는 제품에도 일률적인(across-the-board)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며 다른 나라들이 미국산 제품을 충분히 사지 않는다는 익숙한 불평을 장황하게 늘어놨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시 관세를 더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1월 27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60%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 참모들과 내부적으로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월에는 직접 폭스뉴스에 출연해 진행자가 WP가 보도한 60% 관세 부과 여부를 묻자 "아니다. 아마도 그 이상일 수 있다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의 고정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을 경우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절반 이상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5,2%였고, 올해는 5%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도 미국을 향한 보복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트럼프 2기가 현실화될 경우 1기 시절보더 더 전면적인 중국과의 경제 디커플링(decoupling)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재와 안보 모든 분야에서 양국간 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wt@yna.co.kr
'관세폭탄' 벼르는 트럼프…"중국산엔 60~100%, 모든 나라 10%"/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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