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로 37명 사상…시아파 최대 기념일 노려 범행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오만의 시아파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외신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IS는 자체 선전매체 아마크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성명을 내고 "세 명의 IS 자살 공격자들이 어젯밤 (오만) 수도의 와디카비르 지구에 있는 사원에서 연례 의식을 거행하던 시아파 모임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IS는 전투원들이 시아파 예배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고, 다음날 아침까지 오만 보안군과 총격전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IS는 전날 밤 텔레그램에 공격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는 시아파를 이단으로 간주한다. IS는 2005년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사원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저녁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 와디카비르 지역에 있는 시아파 이슬람 사원에서는 총격 사건이 벌어져 총격범 3명을 포함해 총 9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총격범을 제외한 사망자 6명 중 파키스탄인이 4명이라고 밝혔고, 오만 주재 인도 대사관은 인도인이 1명 사망했다고 전했다.
오만 경찰은 테러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숨졌고, 다양한 국적을 가진 2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임란 알리 오만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수백명이 기도하러 사원에 모인 가운데 사원과 인접한 건물에서 총격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만에 파키스탄인 40만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남아시아 출신 외국인들이 주로 이 사원을 찾는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시아파 최대 기념일 아슈라를 하루 앞두고 벌어졌다. 아슈라는 7세기 수니파와 시아파가 분파하는 계기가 된 '카르발라의 비극'을 기리는 날로, 이슬람권에서는 이 시기에 양대 종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한다.
최근 몇 년간 시아파 사원에 대한 공격이 다수 발생했지만 아라비아 반도의 술탄국인 오만에서 이런 테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AFP는 전했다.
'중동의 스위스'로 불리는 오만은 이 지역에서 드물게 치안이 안정된 나라로,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가 갈라지기 전에 형성된 소수종파 이바디파가 주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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