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장남 "공항명 개명, 시기와 방식 아쉬워"

입력 2024-07-18 02:13  

베를루스코니 장남 "공항명 개명, 시기와 방식 아쉬워"
"베를루스코니 가문은 말펜사 공항 개명에 관여 안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말펜사 국제공항이 고(故)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이름을 따서 공식 개명한 것과 관련해 베를루스코니의 장남이 입장을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피에르 실비오(55)는 전날 저녁 밀라노에 있는 메디아세트 제작 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족으로서 기쁜 일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상의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으로서 우리는 이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에 통보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항명 개명과 관련한 논란을 지켜보며 느꼈던 불편한 감정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피에르 실비오는 "솔직히 말해서 시기와 방식 모두 완벽하지 않았다. 논란을 일으킬 것이 뻔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공공장소에 이름을 붙이려면 사후 10년이 지나야 하지만 항공청(ENAC)은 이를 무시하고 지난해 6월 별세한 베를루스코니의 이름을 딴 공항명 변경을 승인했다.
ENAC의 승인 발표 이후 온라인 반대 청원 운동에 10만명 넘게 동참하고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공항명 변경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로마의 피우미치노 국제공항과 더불어 이탈리아의 양대 관문으로 꼽히는 밀라노의 말펜사 국제공항의 명칭이 하루아침에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로 변경되자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를 풍자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말펜사 국제공항에 '붕가붕가 라운지'가 설치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베를루스코니의 악명 높은 '붕가붕가 섹스 파티'를 빗댄 표현이다. 이 게시물엔 '이 라운지에 가면 주름 제거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댓글도 달렸다.
피에르 실비오는 공항명 개명을 주도한 살비니 부총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대신 비판 여론을 주도한 주세페 살라 밀라노 시장에 대해서는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이 논란에 짜증이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라 시장이 누나인 마리나에게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묻는 서한을 발송한 사실을 언급하며 "정치적 이유로 이를 악용한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계에 입문할 것이라는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계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피에르 실비오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다섯 자녀 가운데 장녀 마리나에 이은 둘째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그가 생전에 보유했던 지주회사 핀인베스트의 지분(61.3%) 대부분을 장녀인 마리나, 장남인 피에르 실비오에게 똑같은 비율로 물려줬다.
마리나는 핀인베스트의 회장이며, 피에르 실비오는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그룹 메디아세트 최고경영자(CEO)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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