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20년 트럼프 수락연설 전에 발언한 이방카, 연설자 명단에서도 빠져
장·차남, 연설하고 행사장 주변서 밀착수행…부통령 후보 지명에도 영향력
(밀워키[미 위스콘신주]=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내 권력 지형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17일(현지시간) 나온다.
2016년과 2020년에는 장녀 이방카가 최측근으로 주목받았으나, 이제는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전면에서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한편 막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과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2016년과 2020년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직 수락 연설 직전에 발언자로 나서 부친을 소개했던 이방카는 올해에는 전당대회 연설자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때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며 실세로 국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2020년 대선 패배 이후에 정치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반면 도널드 주니어 및 약혼녀 킴벌리 길포일, 에릭 부부 등 4명은 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 가운데 에릭의 부인이자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인 라라가 전날 밤 가족 중에는 처음으로 출격했다.
그는 성조기색(빨간색과 파란색, 흰색), 공화당색(빨간색) 패션을 한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와 시아버지를 성경 속의 사자와 같은 의인으로 비유하면서 "미국을 포기하지 않아서 고맙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라라에 이어 도널드 주니어가 이날 발언할 예정이며, 에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락 연설을 하는 18일께 무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에릭은 지난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하기 위한 호명 투표 때 플로리다주 대표 대의원으로 아버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투표했다. 차남이 대표한 플로리다주의 호명 투표 순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선출에 필요한 표를 확보했다.
나아가 도널드 주니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39세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낙점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더그 버금 노스다코타 주지사 쪽으로 기우는듯한 분위기였다고 NBC 등은 보도했다.
도널드 주니어는 전날 전당대회장 인근에서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개최한 행사에서 대선 승리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할 경우 역할과 관련, "재앙이 될 사람을 막는, 즉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을 할 것"이라면서 "거짓말쟁이나 우리 편에 있는 척하는 나쁜 행위자들을 막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방카도 18일 행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과 함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에릭은 이날 오전 CBS에 출연, "이방카는 아버지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말한 뒤 이방카 및 멜라니아에 대해 "그들은 여기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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