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인준투표서 과반 확보해야…2019년 선출 땐 턱걸이 통과
재선시 또 한 번 '女최초' 새 기록…부결 땐 '플랜B 부재' 속 리더십 공백 불가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5년 연임 여부가 18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유럽의회는 이날 오후 1시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회의장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재선을 위한 인준투표를 실시한다.
지난달 EU 정상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9부 능선을 넘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에 해당한다.
인준투표가 가결되려면 원칙적으로 전체 720명 의원 가운데 과반인 361표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속한 유럽의회 1위 정치그룹(교섭단체)인 중도 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은 188석을 차지하고 있다.
EPP와 '대연정'을 구축한 각각 2, 4위 정치그룹 중도 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136석), 자유당그룹(Renew·77석)까지 합하면 총 401석이다.
전원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재선에 찬성표를 던진다면 '매직넘버'인 361표를 거뜬히 넘길 수 있다. 그러나 무기명 투표 특성상 매번 10∼15%의 이탈표가 나온다는 게 EU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첫 임기 때인 2019년 인준투표 당시에도 가결 요건보다 9표를 더 얻어 '턱걸이'로 통과한 바 있다.
이에 그는 최근 수주간 대연정 파트너들은 물론 녹색당동맹(53석) 등 다른 정치그룹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설득전에 주력해왔다.
인준투표에 앞서 이날 오전에도 유럽의회 연단에 올라 의원들에게 막판 호소전에 나설 예정이다.
정치그룹마다 '폰데어라이엔 1기'에서 추진된 기후변화, 이민 등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녹색당그룹은 현 집행부의 간판 친환경 산업정책인 '그린딜'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속한 유럽보수와개혁(ECR·78석)은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지지자들은 유럽 내 극우 득세, 다가오는 미국 대선 등을 언급하며 정치적 안정성과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실적으로도 그를 대체할만한 '플랜B'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어 인준투표 부결 시 리더십 공백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U 조약에 따르면 집행위원장 인준투표 부결 시 27개국 정상들은 한 달 이내에 후보를 다시 선택해야 한다.
집행위원장은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EU 정상회의의 상임의장과 함께 28개 회원국 연합체인 EU의 '정상'으로 불린다.
27개 회원국과 별개로 EU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독립 조직으로 법안 발의권부터 정책 이행, 예산의 관리·집행, EU의 일상 업무 처리 등 행정부 기능을 수행한다.
1958년 초대 집행위원장 선출 뒤 여성 집행위원장은 폰데어라이엔이 유일하며, 이번에 재선에 성공하면 그는 '여성 최초 연임'이라는 새 기록도 세우게 된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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