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에 아시아 반도체株 연이틀 '우수수'

입력 2024-07-18 16:36  

미국발 악재에 아시아 반도체株 연이틀 '우수수'
도쿄일렉트론 -8.7%, TSMC -2.43%, SK하이닉스 -3.63%
달러인덱스, 약 4개월 만의 최저 수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에서 반도체 업계에 악재가 될만한 소식이 연이어 나오면서 18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전날 7.46%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8.75% 떨어졌다.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이날 장 초반 11%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도 전날(-2.37%)에 이어 이날 2.4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쿄일렉트론과 ASML 등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무역 제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면서 도쿄일렉트론 주가를 끌어내렸다.
TSMC 주가 하락에는 미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인터뷰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대만이 미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이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에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이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17일 미 뉴욕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8% 급락했다.
개별 종목 별로는 엔비디아(-6.62%)를 비롯해 ASML(-12.74%)·AMD(-10.21%)·Arm(-9.55%)·TSMC(-7.98%)·마이크론(-6.27%)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여파 속에 한국 증시에서도 AI 붐 수혜주 주가들이 줄줄이 내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5.36%에 이어 이날 3.63% 하락 마감했고,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날 5.18%에 이어 이날 3.70% 내렸다. 다만 삼성전자는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0.23% 상승 마감했다.
증시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2.36%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한국 코스피(-0.67%)와 대만 자취안 지수(-1.56%) 등이 하락했다.
다만 경제 방향을 제시하는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가 진행 중인 중국에서는 이날 증시가 상승세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2분 기준 상하이종합지수(+0.45%)와 선전종합지수(+0.28%),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55%) 모두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각각 0.65%, 0.69% 오른 상태다.
롬바드오디에의 존 우즈는 "당장 기술주 거래를 멈추지는 않겠지만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우려가 다소 있다"면서 "기술주 외에도 투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TSMC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천478억 대만달러(약 10조5천억원)를 기록, 시장 전망치 2천350억 대만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하다며 엔화 약세를 비판하고 고노 다로 일본디지털상이 "엔화는 너무 저렴하다"고 말한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약세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784로 약 4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7엔 하락한 156.13엔이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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