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주호 한수원 사장 "체코 수주로 K원전 생태계 10년 일감 챙겨"

입력 2024-07-18 18:46   수정 2024-07-18 21:59

[인터뷰] 황주호 한수원 사장 "체코 수주로 K원전 생태계 10년 일감 챙겨"
"韓, 1982년 프랑스 원전기술 받았는데…이번에 '韓 모든면 우세' 평가"
美 웨스팅하우스와 기술 분쟁…"여러 상황 봤을때 잘 해결될 것"
"네덜란드·스웨덴 등 추가 수주 노력…SMR·원전대리운영 등 신사업도 검토"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원자력(원전) 사업은 한번 시작하면 10년 넘게 이어집니다. 10년 동안 원전 관련 일감이 지속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국내 원전 생태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8일 세종시 오송역 접견실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전날 체코의 원전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팀코리아'가 선정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황 사장은 "원전 관련 기업 입장에서는 10년 치 일감이 주어지는 환경이 투자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수주가 국내 원전산업에 주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체코 정부가 전날 발표에서 원전 2기를 먼저 건설하고 5년쯤 뒤에 원전 2기를 추가 발주하는 계획을 밝혔다며 "이렇게 되면 체코 원전 사업이 굉장히 길어지게 된다. 업계에는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황 사장은 "체코가 전력 수요 등을 고려해 5년 뒤 추가 발주를 결정했지만, 이것 역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추가 건설을 서두르자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수원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는 전날 24조원대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정부가 향후 나머지 2기의 추가 건설에 나서면 한수원이 수주할 가능성이 커 전체 사업 규모는 40조원대로 커질 수 있다.



황 사장은 이번 수주전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제치고 유럽 중앙부 체코에서 수주에 성공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국은 1982년 울진 한울 1·2호기 건설 당시 프랑스 기술을 받았는데, 40여년 만에 프랑스와 벌인 경쟁에서 '팀코리아가 모든 면에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프랑스 등 경쟁사를 한 번도 낮게 평가한 적은 없지만, 팀코리아의 실력과 가격경쟁력을 믿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황 사장은 "결국 발주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기간에 예산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원자력 사업에서 '온타임 위딘버짓'(on time & within budget·정해진 예산 내 적기 시공)을 말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 말고는 사실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코리안 스탠더드'가 체코 측의 신뢰를 얻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팀코리아는 최초 입찰서, 수정 입찰서 제출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시간을 어긴 적이 없고, 최종 입찰서 제출 때는 하루 먼저 현지로 날아가 서류를 제출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입찰서 제출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황 사장은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미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술 관련 분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잘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며 "서로 도와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상 수출통제 대상인 자사 기술을 활용했다며 2022년 10월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가 각하되자 항소했다.



체코 원전 건설 예정지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소통한 것도 수주에 도움이 됐다.
그는 "국민 스포츠로 불리는 아이스하키 구단을 후원하고 있는데, 구장 이름이 한수원의 영문 이름을 딴 'KHNP 아레나'다. 수주전 막판에 원전 예정지 단체장들이 한수원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낸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의 추가 수주 가능성을 묻자 "현재 네덜란드가 타당성조사 용역을 맡겨서 진행 중이고, 스웨덴에서 원전 관련 정보를 요청해 제공했다"고 소개했다.
황 사장은 "한수원은 발전 용량 규모로 단일 회사 중 러시아, 프랑스 회사에 이어 세계 3위"라며 "원전 대리 운영,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미국과 유럽에서 추진하는 4세대 SMR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 기술을 수출한다는 것은 국가와 국가가 100년 이상의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며 "엄청난 기술이 동양의 조그만 나라에서 유럽 중앙부로 날아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문명사적 궤적에서 보면 의미가 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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