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하원 원내대표·우군 펠로시 모두 돌아서 결단 촉구
코로나 확진에 사저에서 숙고모드…"사퇴론에 다소 누그러진 반응"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가 사실상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그의 최종 선택에 당의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날 코로나 19 감염으로 유세를 중단하고 델라웨어의 사저로 이동,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도 거취문제에 대한 당 주요인사들의 입장과 요구를 경청하며 '숙고 모드'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당 지도부의 가중하는 사퇴 압박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중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전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접전지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현재 자가 격리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전후로도 바이든 대통령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결단을 촉구하는 당내의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한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이후 당내에서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후보 사퇴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며 인터뷰 및 유세, 의원들과의 개별적인 접촉 등을 통해 완주 의사를 끊임없이 피력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 최고 지도부를 포함해 그의 핵심 지원군들마저 그의 명예로운 결단을 요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앞서 민주당 상원 척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델라웨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대통령으로서 그가 남긴 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다소 순화된 표현으로 동일하게 사퇴 건의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의 버팀막 노릇을 해온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의 하원 선거까지 망칠 수 있다면서 선거자금 기부의 씨가 마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에서 사퇴 요구가 비등한 이후 침묵으로 입장을 대변하고 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동일한 스탠스를 취하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당내 경선을 통해 압도적인 대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당에서 강제적으로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단은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가 명예롭게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한목소리로 압박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흑인 연예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재도전하지 않고 다른 후보에게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암시하면서도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어서 물러나기 꺼려진다"며 여전히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여러 여건을 감안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승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후보 사퇴론에 대해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며 당내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한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개적으로 의회 인사들의 의견을 계속 청취하고 있다"며 "(후보사퇴론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처럼 반감을 보이진 않는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과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교체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면, 최근에는 "해리스를 내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로 어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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