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부장 "국방은 스스로에게 의지해야…30년간 대만 홀로 중국에 맞서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해 방위비 부담을 요구한 가운데 대만이 19일 방위비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외신 기자들 질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크게 주목하고 있다"면서 대만-미국 관계는 미국의 초당적 지원 위에 구축됐다고 말했다.
린 부장은 그러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을 고려할 때 대만은 방위비 지출을 계속해서 늘리고 군의 현대화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방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의지해야 한다. 이것은 전제 조건"이라며 "지난 8년간 대만의 방위비 지출은 두배가 돼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5%다. 나는 이것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린 부장은 아울러 "모두가 주요 지점에서 의견이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중국의 위협"이라며 "지난 30년간 대만의 민주화가 시작된 이래 우리는 홀로 중국의 위협에 맞서왔다"고 밝혔다.
린 부장은 대만이 중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중국이 2049년까지 세계 최강의 군을 육성한다는 계획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일 시진핑이 아침에 일어나 미래에 대한 시간표가 있다 하더라도 대만 공격에 대해 '오늘은 아니야'라고 말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난 대만 사람들을 매우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가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가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밴스 상원의원이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미국 납세자의 관대함을 배신하는 나라에 무임승차는 더 이상 없다"면서 "우리는 동맹국이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부담을 나누도록 할 것"이라고 압박에 동참했다.
이에 쥐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은 17일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책임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후 방위비 부담을 요구할 경우, 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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