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경쟁 혼란 속으로…지정학 긴장 극심한 때 불확실성 고조"
"바이든 주말새 전격적으로 마음바꿔"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자 주요 매체가 일제히 이를 긴급 뉴스로 전하고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 레이스 및 국제 정세에 미칠 파장 등을 주시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1시 46분께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발표하자마자 로이터, AFP, AP 등 주요 통신사는 "바이든, 대선 후보직 사퇴 의사 표명"이라는 제목으로 한 줄짜리 긴급 뉴스를 내보냈다.
AP 통신은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즉각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가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다시 소식을 전하면서 "민주당의 추가 혼란을 막으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는 주말 사이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이 통신에 "지난(토요일) 밤에 나온 메시지는 전면적인 속도로 모든 것을 진행하라는 것이었다"며 "오늘 오후 1시45분께 대통령이 고위 참모진에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 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매체는 곧장 홈페이지에 라이브 페이지를 편성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와 관련된 소식을 실시간으로 하나씩 업데이트하고 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고 여당의 유력 인사들을 확신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서 하차한 것은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동료들의 강한 압박 속에 집권 2기를 위한 선거운동을 포기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막을 새 후보를 찾는 노력 속에 대선 구도가 뒤집히게 됐다"고 짚었다.
WSJ는 "대통령이 고령과 능력에 대한 우려 속에 재선 캠페인을 끝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가리켜 "50년에 걸친 그의 정치 경력에 상한선을 두는 일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정치적 붕괴(collapse)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BBC·스카이뉴스·파이낸셜타임스(FT)·텔레그래프 등 영국 매체들도 일제히 휴대전화 앱 알림으로 속보를 띄운 데 이어 라이브 페이지를 편성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하차 소식을 전하고 있다.
BBC는 "미국민이 투표장소로 향하기 넉 달 전 벌어진 일로, 백악관을 향한 레이스가 뒤집혔다"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 부진 이후 몇 주간 민주당에서 강도 높은 압박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대통령의 역사적 결정이 트럼프에 맞선 백악관 경쟁을 뒤집었다"며 "미국 최대 경제 국가의 유권자들이 11월 5일 새 지도자를 선출하러 가기까지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 백악관 경쟁이 혼란에 빠져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례없는 결정이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인도태평양부터 가자지구, 이스라엘에 이르기까지 지정학적 긴장이 극심한 시기에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정책과 백악관의 권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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