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우리 우선순위 아니야…우크라 작전에 집중"
(요하네스버그·모스크바=연합뉴스) 유현민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발표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통해 우리는 어느 것에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우리는 바이든의 결정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 중 한 곳의 선거라는 점을 이해하더라도 이는 우리의 내부 문제가 아니며 우리 의제의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결정은 러시아의 관심사가 아니며 미국 유권자의 고려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발표한 직후 러시아 매체 인터뷰에서 미 대선이 4개월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우선순위는 미 대선 결과보다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성과를 내는 데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로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지금은 평가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그가 러시아와 미국의 양자관계에 기여한 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일부 '러시아에 비우호적 수사로 가득 찬' 발언들을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6개월간 임기가 남은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는 "좋은 것은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며 미 정부가 계속 우크라이나를 도우려고 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 분쟁을 연장할 뿐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차기 평화회의에서 러시아 대표단과 협상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해선 "러시아 측과의 접촉을 배제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보다 훨씬 낫다"면서도 이 발언과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를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한 온라인 방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에 대해 "그들의 역사"라며 "우리는 그들 내부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은 "바이든은 전 세계와 미국에 문제를 일으켰다"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촉발, 유럽 국가들의 경제 파괴, 러시아와 다른 국가들에 대한 제재 정책에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자주 해왔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바이든은 끝났다. 건강을 기원한다.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는 달성될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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