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예상 깨고 5년물 LPR 3.85%·1년물 3.35%…단기금리 SLF도 11개월만에 인하
3중전회 부양 의지 표명에 금리 인하까지…"대단치 않지만 당국 긴급함은 보여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2분기 경제성장률과 중국공산당의 부동산·내수 활성화 의지에 대한 비판적 평가 속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2일 주택담보대출 기준 역할을 하는 5년물 LPR을 3.85%로, 일반 대출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을 3.35%로 각각 0.1%포인트(p)씩 낮춘다고 발표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월 5년물 LPR을 4.2%에서 3.95%로 0.25%p 인하하고 1년물 LPR은 3.45%로 유지한 뒤 3월부터 변동을 주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고 인민은행은 이렇게 취합·정리된 LPR을 점검한 뒤 공지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이달 역시 LPR을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시장 전문가 36명을 조사한 결과 23명(64%)이 1년물·5년물 LPR 동결을 예상했다고 전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오후에는 시중 은행에 단기 자금을 빌려주는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대출 금리도 전격 인하했다.
이에 따라 SLF 1일물 금리는 2.65%에서 2.55%로, 7일물은 2.8%에서 2.7%로, 1개월 물은 3.15%에서 3.05%로 각각 0.1%p씩 인하됐다. SLF 금리가 조정된 것은 작년 8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날 시장 예측을 벗어난 중국 기준금리 인하 배경으로는 전망치를 크게 밑돈 2분기 경제성장률 성적과 최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의 부동산·내수 부양 의지 표명에 대한 외부의 비판적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설정한 중국은 올해 2분기 성장률 4.7%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5.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자 작년 1분기(4.5%)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직전인 올해 1분기 성장률은 5.3%였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부문 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심각한 지방정부 부채 문제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고, 고용 불안정 속에 소비 심리까지 살아나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4.5% 하락해 2015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소비 척도인 소매 판매 증가율도 전년 대비 2.0% 증가에 그쳐 1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 경제분석기관들은 중국이 상반기 성장률은 5%를 달성했지만, 하반기에는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며 당국에 더 많은 부양책을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공산당은 지난 15∼18일 열린 20기 3중전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지 않아 비판적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경제의 당면 문제인 수요 확대나 부동산 침체를 억제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3중전회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지방정부별로 부동산시장 규제 자율성을 보장하고 부동산 개발 융자 방식과 상업용 부동산 선분양 제도 개혁, 부동산 세제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밝히고, 내수에 관해선 "소비 확대를 위한 장기적 메커니즘을 완비하고 제한 조치를 줄인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이날 LPR 인하 조치에 대해서는 "대단하지 않은(modest) 수준이지만, 이런 비상한 조치는 1년여만에 가장 느린 성장 속도를 보이는 경제를 개선하려는 당국의 긴급함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3중전회 개혁도, 0.1%p 금리 인하도 시장이 원하는 '빅뱅'(big bang)은 아니다"라며 중국 당국의 경기 활성화 방침과 LPR 인하를 '리틀뱅'(little bang)이라고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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