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국기와 국가, 대회서 금지해야"…외무장관 "이스라엘 대표단 환영" 진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파리 올림픽이 개막을 사흘 앞둔 가운데 프랑스의 한 의원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의 토마 포르트 국민의회 의원이 지난 20일 파리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가자전쟁을 언급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파리 올림픽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 나는 이스라엘 대표단이 파리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이스라엘 선수들은 파리 올림픽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우리는 기한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포르트는 한발 더 나아가 르 파리지앵 신문에는 프랑스 외교관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러시아에 그랬듯이 이스라엘 국기와 국가를 대회에서 금지하라고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중 잣대를 끝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반(反)유대주의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프랑스 유대인 기관 대표 협의회(CRIF)의 요나단 아르피 대표는 포르트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하고 무책임하다"라며 "이스라엘 선수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르피 대표는 1972년 서독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살해된 참사를 언급하며 이스라엘 선수들이 이미 올림픽에서 "가장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파리 부시장 중 한명인 카렌 테브는 엑스(X·옛 트위터)에 포르트의 발언에 대해 "위험하고 수치스럽다"라며 "우리가 선출된 대표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함께 한다는 생각인데 이들은 증오를 옹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도 "포르트의 발언이 반유대주의를 암시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면서 이스라엘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24시간 보호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당 소속 제롬 게드 의원도 "이스라엘 선수들은 그들이 누구냐가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하느냐에 의해 전 세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환영받는다"라고 말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외무장관은 이날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서 "프랑스를 대표해 이스라엘 대표단에게 환영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스라엘 축구대표팀은 개막식 이틀 전인 24일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서 말리 대표팀과 첫 경기를 치른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26일 센강에서 열리는 보트 퍼레이드와 1972년 뮌헨 올림픽 참사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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