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금융부패 단속 전담 기율기구 첫 공식확인…작년부터 금융임원 130여명 구금"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이 금융 분야 고삐 죄기에 나선 가운데 금융 분야 전담 반부패 기구를 설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군에 이어 금융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모양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최고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CCDI)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왕웨이둥이 '중앙금융기율검사감찰공작위원회'의 당서기라고 알렸다.
왕웨이둥은 2019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티베트자치구 기율위 감찰위원회 주임을 지냈고 중앙기율위로 돌아와서는 금융 분야 감찰 업무를 맡아왔다.
SCMP는 "중국 당국이 방대한 금융 분야 부패를 잡기 위한 전담 기율 기구 설립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위원회 설립이 발표된 것은 중국공산당이 시진핑 집권 3기의 경제 방향을 결정하는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를 끝낸 후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 21일 공개한 3중전회 결정문에서 "모든 금융 활동을 감독 하에 두겠다"고 밝히면서 금융법 제정 계획도 알렸다.
새 금융법은 모든 금융 활동을 감독·관리 영역에 포함하면서 금융시장의 통일적 관리와 '시스템적 리스크' 방지,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 간의 '리스크 방화벽' 구축 등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당국은 아울러 "집중된 권력, 집약적 자본, 풍부한 자원"이 모인 분야에 대한 부패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중앙기율위 홈페이지에 게시된 인터뷰에서 왕웨이둥은 "중앙금융기율검사감찰공작위원회가 정치적 책임을 결연히 짊어질 것이며 금융 분야가 당의 지시를 면밀히 따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당의 결정으로부터의 어떠한 이탈도 즉시 적발하고 시정 이행을 위해 분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기율위는 왕웨이둥을 비롯해 여러 주요 기율 관리들을 인터뷰한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으며, 이는 충성심과 함께 3중전회 핵심 방향에 신속히 발맞추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기율위의 노력이라고 SCMP는 짚었다.
신문은 "금융 분야가 2년 연속으로 중앙기율위 단속 대상 최우선 순위가 됐다"면서 중앙기율위가 지난해 100여명의 금융 분야 임원들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을 금융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중앙기율위는 계속해서 금융 분야에 대한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며 자체 집계 결과 올해 상반기에 금융 감독관, 은행원, 금융계 임원 등 32명이 구금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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