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흔들…증권가선 "백 투 베이직"
실적 발표한 알파벳·테슬라 시간외서↓…코스피 상단 제한할 듯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24일 국내 증시는 실적에 따라 업종·종목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일 코스피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닷새 만에 반등해 2,770선을 되찾았다. 다만 장 초반 1%대로 커졌던 상승폭을 장중 관망세가 부각되면서 되돌리는 '전강후약'의 모습을 보였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본격적인 실적 발표에 대한 경계감에 주요 지수가 좁게 등락하다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6%, 나스닥지수는 0.06% 하락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장 마감 이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1%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매출이 전년 대비 7% 감소하고 주당순이익(EPS)은 52센트로 43% 줄어드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데다 로봇택시 출시 시점을 8월에서 10월로 변경하겠다는 발표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7% 넘게 빠지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가 점쳐지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증시에서의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주에 베팅)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낙점이 기정사실화돼가는 가운데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천1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44%로 42%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제3의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해리스 42%, 트럼프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8%를 기록해 해리스에게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내 증시의 관심은 수출을 비롯한 펀더멘털로 옮겨갈 전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백 투 베이직(다시 기본으로). 기업 실적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HD현대일렉트릭[267260]은 18% 가까이 급등했고, 식품, 화장품 등 실적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으로 매수세가 퍼지는 모습이었다.
장 마감 직전 실적을 발표한 KB금융[105560]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면서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HD현대건설기계[267270] 등의 실적발표가 있는 만큼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전반에 걸친 저가 매수 유인 상존에도 미국 대선 노이즈 속 테슬라와 알파벳간 혼재된 실적, UPS, GM 등의 주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변동성 장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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