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등 연일 신고가…올해 급등세 지속
"AI 확산·전력망 교체 따라 수요 견조…연말연초 정점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전력 기자재 산업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7월 4일 전력기자재 업계 간담회에서)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 세계 각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흐름이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산업이 '슈퍼 사이클'로 불리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국내외 증시도 AI 랠리를 이끄는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서 전력기기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24일 국내 증시에선 전날 깜짝실적을 발표한 HD현대일렉트릭[267260]이 전 거래일 대비 1만9천500원(5.64%) 오른 36만5천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8.24% 오른 37만4천500원으로 연이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HD현대일렉트릭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이상 급증한 영업이익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17.96% 급등했다.
이날 0.30% 상승 마감한 LS ELECTRIC[010120]도 장중 27만4천500원까지 오르며 연이틀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LS ELECTRIC은 다음 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67% 상승 마감한 효성중공업[298040] 역시 장중 8.36%까지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올해로 기간을 넓혀보면 이들 종목의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HD현대일렉트릭은 1월 2일 종가 8만100원에 비해 무려 356.30% 올랐고, LS ELECTRIC은 7만3천300원에서 26만원으로 254.71% 올랐다. 효성중공업도 15만7천700원에서 36만5천원으로 131.4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룡전기[033100]는 347.06%, 일진전기[103590]는 150.47%, 대한전선[001440]은 38.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AI 산업 확대와 함께 이 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AI 관련 전력 사용량이 2030년까지 81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빅테크 기업이 앞다퉈 전력 공급 계약을 맺으며 에너지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HD현대일렉트릭에 대한 보고서에서 "전력공급 부족 해소가 필요한 상황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주요 변압기 생산업체들의 연이은 증산 계획에도 불구하고 전방 수요는 견조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이 밝힌 것처럼 2030년까지 유럽 지역의 수요 상승 및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북미에서 시작된 변압기 수급 불균형이 유럽으로 이어지며 활황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030년까지의 전방 사이클에 주가 피크아웃(정점 이후 상승세 둔화) 구간도 이연될 것"이라며 "아직 호황을 즐길 때"라고 짚었다.
일각에서 계속된 주가 상승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에 따른 변동성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당장 조정 구간에 접어들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호황 국면이고 이런 상황에서는 글로벌 선두 업체에 비해 이익 성장이 더 빠를 수 있는 국내 후발업체가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현재 국내 전력기기업체 주가는 아직 설명 가능한 영역"이라고 짚었다.
다만, 주가 상승세는 올해 연말을 전후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IT 분야 제조업 건설투자 데이터를 전력기기 업체의 선행지표로 판단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과거 100포인트를 돌파하고 정점에 도달한 기간을 고려하면 연말연초에 미 제조업 건설투자 데이터도 정점에 이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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