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서울시, 반려견 유치원 64곳 실태조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반려견 유치원 다섯 곳 중 두 곳은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남은 금액을 환불해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시와 함께 지난 3월 12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 시내 반려견 유치원 64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37.5%(24곳)가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 정기권을 중도 해지하면 '환불이 불가하다'고 답했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대상 업체는 모두 이용 기간이 1개월 이상인 정기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용 기간이 1개월 이상인 정기권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자가 계약 중도 해지 시 남은 이용 횟수에 대한 환급을 부당하게 거부해서는 안 된다.
실제 최근 5년간(2019∼2023년) 소비자상담 통합 콜센터인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반려견 유치원 관련 소비자상담 95건 중에서 '계약해제·해지' 관련 내용이 70.6%(67건)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정기권은 4회권, 8회권, 10회권 등 다양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8회권의 평균 요금은 27만9천500원, 10회권은 29만400원이었다. 가격은 업체별로 네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조사 대상 업체의 31.3%(20곳)는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표시·광고에 영업등록번호와 거래금액을 함께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위탁관리업자는 동물에 관한 사항을 표시·광고할 때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영업등록번호와 거래금액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원과 서울시는 지난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최근 2년간 반려견 유치원을 이용한 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도 시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8.0%(54명)가 반려견 위탁 당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반려견 유치원·호텔 등 동물위탁관리업자는 소비자와 거래 체결 시 계약서를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반려견 유치원 사업자에게 부당 환불 거부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 약관 개선을 권고하고, 서울시와 함께 사업자 인식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영업장 현장 점검 때 영업등록번호와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기간·비용 등 필수 항목이 포함된 계약서의 교부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한 사업자에게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반려견 유치원과 위탁 계약을 체결한다면 계약서를 반드시 확보하고 환불 약관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장기 이용계약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