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헤즈볼라 지원' 이슬람조직 강제해산(종합)

입력 2024-07-25 01:44   수정 2024-07-25 06:10

독일 '헤즈볼라 지원' 이슬람조직 강제해산(종합)
시아파 사원 4곳 폐쇄…이란 "명백한 이슬람 혐오"



(베를린·이스탄불=연합뉴스) 김계연 김동호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반유대주의를 퍼뜨렸다며 자국 이슬람 조직을 강제 해산했다.
독일 내무부는 24일(현지시간) 함부르크이슬람센터(IZH)와 베를린·뮌헨·프랑크푸르트 등지에 있는 5개 소속 단체 활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조직 거점인 함부르크의 이슬람 사원 '블루 모스크'를 비롯한 53곳을 압수수색해 자산몰수 절차에 들어갔다.
당국은 IZH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자금을 대고 반유대주의를 선동하며 독일 헌법 질서에 대항했다고 밝혔다.
ARD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IZH는 1963년 이란 출신 망명자들이 설립했다. 당국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 정부의 이슬람 근본주의를 따른다며 1993년 IZH를 극단주의 단체로 분류해 감시해왔다.
조직을 이끄는 모하마드 하디 모파테는 1990년대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복무한 것으로 독일 연방정보국(BND)은 파악했다. 시사매체 슈피겔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모파테를 직접 임명했으며 이란 혁명이론을 전파하는 게 IZH의 주요 임무라고 전했다.

내무부는 이번 금지 조치로 시아파 사원 4곳이 함께 폐쇄된다고 밝혔다.
낸시 페저 내무장관은 "(IZH의) 이슬람주의는 인간 존엄성과 여성의 권리, 사법부 독립, 우리 민주국가에 반한다"며 "평화로운 시아파 신앙과 종교활동은 이번 금지 조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낸 성명에서 한스우도 무첼 주이란 독일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며 "기본적인 인권 원칙에 어긋나는 적대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는 명백한 이슬람혐오 사례이며, '아브라함 종교' 가르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브라함 종교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역사적 뿌리를 공유하는 종교들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이란 외무부는 "함부르크 등지의 이슬람센터는 이슬람의 교리를 설명하고 대화와 관용을 장려하며 극단주의에 맞서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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