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후판 1t당 70만원까지 '저가공세'…산업부 본조사 여부 검토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중국이 자국 내 과잉 생산 제품을 저가 수출로 대거 밀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정부에 중국 후판 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했다.
24일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반덤핑 제소를 했다.
두께가 6㎜ 이상으로 두꺼운 철판인 후판은 선박 제조용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주로 쓰인다.
중국 철강 업체들은 자국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내부 철강 수요가 줄자 해외에 후판을 비롯한 자국산 제품을 저가로 밀어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의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출 단가는 19.4% 하락했다.
한국철강협회 통계로는 작년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873만t으로 전년보다 29.2% 증가했다.
그간 국내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수출 탓에 국내 기업들이 정상적 사업을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불만이 쌓여왔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중국산 후판 유통 가격이 1t당 70만원대까지 떨어져 한국산보다 10만원 이상 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후판 사업에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중국 기업들을 반덤핑으로 제소한 현대제철의 경우 후판 매출 비중이 약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후판을 생산하는 기업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3곳으로 이번 제소는 현대제철 한 기업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철강업체 관계자는 "저희는 현재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이번 제소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향후 약 2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정식 조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조사가 정식으로 개시되면 이후 예비 판정, 본조사 판정의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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