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케냐 영향' 반부패 시위 참가자 42명 무더기 기소
나이지리아도 내달 1일 청년 시위에 강경진압 예고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케냐 반정부 시위의 영향을 받은 반부패 시위가 벌어지자 우간다 당국이 강경 대응으로 이를 억눌렀다.
나이지리아에서도 다음 달 1일 청년 주도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정부 당국이 강경 진압을 경고해 케냐와 같은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간다에서 반부패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42명이 24일(현지시간)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전날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아니타 아몽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의 부정부패를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의회를 향해 행진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구금됐다.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대부분 35세 미만 청년들로, 최근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가 주도한 반정부 시위에 영감을 받아 소셜미디어에서 '부패추방'(#StopCorruption)이라는 해시태그로 시위를 조직했다.
그러나 40년 가까이 우간다를 철권 통치한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최근 "불장난하지 말라"며 강경 진압을 경고했고, 실제 전날 캄팔라 곳곳에 배치된 경찰은 시위 참가자를 강제 해산하고 일부는 체포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경찰이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참가자를 체포한 것을 두고 "우간다 정부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에서도 다음 달 1일 치솟는 생활비에 항의하고 경제난 해결을 촉구하는 청년들의 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현지 당국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카요데 에베토쿤 경찰청장은 전날 "테러 집단이 케냐 시위를 모방한 것처럼 위장해 시위대를 동원하려 하고 있다"며 "국가 자산을 파괴하는 폭력 행위를 앉아서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도 "국가의 어려움을 악용하는 사악한 시위에 동참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진 마지막 대규모 시위는 2020년 10월로 당시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50여명이 숨졌다.
케냐에서는 증세 반대에서 윌리엄 루토 대통령의 퇴진 요구로 번진 Z세대 주도의 반정부 시위가 6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루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증세 법안을 철회한 데 이어 지난 11일 내각 대부분을 해임하고 이날 야당 인사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는 국민 통합 정부 구성에 나섰으나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젊은 층의 목소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케냐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증세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경찰의 강경 진압 등으로 지금까지 최소 50명이 숨지고 400명 넘게 다쳤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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