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인도주의 구역 대피령에 하루 새 15만명 탈출"

입력 2024-07-25 01:54  

유엔 "가자 인도주의 구역 대피령에 하루 새 15만명 탈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내리고 공습을 벌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인도주의 구역에서 하루 새 피란민 15만명이 황급히 탈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지원조정실(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핵심 도시인 칸유니스에서 지난 22일 주민 15만명이 대피령에 따라 한꺼번에 이 지역을 벗어났다.
칸유니스는 피란민 캠프가 몰려 있는 지역이다. 더구나 칸유니스 서쪽 해안 알마와시 등지는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설정한 뒤 다른 교전 지역 주민들을 이곳에 대피하도록 유도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적으로 인도주의 구역에도 재차 대피령을 내린 뒤 공습을 벌였다. 지난 23일 이스라엘군 전차부대가 진격한 칸유니스가 대표적 지역이다.
OCHA는 "대피령이 떨어진 뒤 공습이 발생하기까지는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이는 주민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현지 모니터링 결과 많은 사람이 아무런 소지품 없이 이동했다"고 전했다.
인도주의 구역마저 버리고 떠나야 했던 피란민은 생활 기반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으로 이동하게 되고, 구호품이나 위생시설 지원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고 OCHA는 설명했다.
OCHA는 "대피령은 인도적 활동까지 방해하고 있다"며 "대피령 대상 지역에는 보건센터 2곳과 의료 서비스 시설 2곳, 식량 배급소 12곳 등이 포함돼 있었고 이들은 모두 운영을 중단해야 했다"고 전했다.
피란민이 대거 이동하면서 국제기구들이 구호품 이송 경로로 쓰던 몇몇 도로에선 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OCHA는 "구호품 트럭이 달리던 도로 대신 적절한 대안으로 보기 어려운 해안 도로를 이용해 구호품을 우회 이송하는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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