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넘어설 것"
"HBM 투자 증가, 제품량 주문 증가 의미…올해 투자 과거 평균 대비 늘어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강태우 기자 =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운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대비 올해 약 300%의 HBM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5세대 HBM인 HBM3E가 올해와 내년 목표 달성의 일등 공신일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HBM3E 출하량이 자사 전체 HBM 출하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후속 제품인 HBM3E 12단 양산과 HBM4 12단·16단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 올해 이어 내년에도 HBM이 효자…"HBM3E로 매출 300% 예상"
SK하이닉스는 25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3분기에는 HBM3E가 HBM3의 출하량을 크게 넘어서고, 전체 HBM 출하량 중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올해는 늘어난 실리콘 관통전극(TSV) 캐파, 1b㎚ 전환 투자를 기반으로 HBM3E 공급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며, 작년에 비해 약 300%의 HBM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후속 제품인 HBM3E 12단 제품은 이미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이번 분기 양산을 시작해 4분기부터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 수요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HBM3E 8단에 비해 12단 제품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긴 하지만 8단 제품의 성공적인 개발,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이 진행되고 있어 안정적인 수율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에 12단 제품부터 출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적용해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HBM4 16단 제품은 2026년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대비해 개발할 예정"이라며 "(HBM4 16단에는) 어드밴스드 MR-MUF,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모두 검토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최적의 방식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AI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하며 일부 고객사가 신규 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기는 것에 대해서는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신제품 출시 주기가 단축되면 시장 수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고 HBM 수요 창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 투자도 HBM에 집중…"올해 투자 규모 늘고, 출하량도 성장"
일각에서 메모리 업체들의 HBM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 "투자 증가는 곧 공급 과잉이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HBM의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등을 고려하면 투자가 증가해도 비트 증가는 제한적"이라며 "생산 증가 제약은 HBM 세대가 업그레이드될수록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은 1년 이상의 고객 계약 물량 기반으로 투자를 결정하고 있어서 투자 증가는 곧 제품량 주문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있다"며 "향후 다양한 응용처에 AI 기술이 적용되면 PIM(프로레싱인메모리) 등 새로운 메모리 제품이 출현하고 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산업이 소품종 대량생산 구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로 변화하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장기 공급하는 주문형 산업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익 성장성과 안정성, 시장에서의 위상, 고객과의 관계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D램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일반 D램 생산을 위한 가용 캐파는 지난해 감산 이후 줄어든 수준을 유지한 채 급성장하는 HBM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는 업계의 투자 증가로 전체 캐파(생산능력)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부분이 HBM 생산 확대를 위해 활용될 것"이라며 "내년에 당사 캐파 대부분이 협의를 완료했고, 올해 대비 2배 이상의 (HBM) 출하량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과거 평균 대비 늘어날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선두 주자로서 인프라 투자는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장기 투자 규모는 이를 반영해 산출하고 있고, 연간 투자 계획은 해당 시점의 시장 수요를 반영해 유연하게 집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늘어나는 투자비를 제외하더라도 회사 영업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낸드도 좋아진다…"eSSD 중심으로 판매 확대"
SK하이닉스의 이번 호실적에는 그동안 '아픈 손가락'이었던 낸드 플래시의 선전도 주효했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드드라이브(eSSD)와 같은 고성능·고용량 낸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에서) PC, 모바일 같은 일반 응용처 수요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eSSD는 뚜렷한 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D램과 마찬가지로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도 꾸준히 상승하는 데다, AI향 서버는 물론 일반 서버의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낸드 수요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는 일반 서버에 대한 투자가 작년에 비해 늘어나고 있고, 그동안 D램에 국한된 AI 수요가 낸드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고용량 제품 중심의 eSSD 수요가 연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중심의 제품믹스와 실수요 기반의 판매전략을 통해 매출액 중심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도 eSSD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겠지만 일부 응용제품은 수요 환경, 고객들의 재고 상황을 고려해 낸드 전체의 출하 비트그로스는 전 분기 대비 한자릿수 중반 수준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4분기에는 내부적으로 생산 비트가 늘고, 외부적으로는 일부 수요환경이 개선되면서 전체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eSSD 제품 포트폴리오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eSSD 매출은 전년 대비 4배 성장하고, 매출 비중은 전체 낸드에서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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