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등 4개 부처, 학교·가정에 적용되는 건강관리 지침 발표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청소년들의 비만을 줄이기 위해 중국이 범정부 차원의 지침을 제정, 긴급 대응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중국 교육부와 국가질병통제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국가체육총국 등 4개 부처는 최근 공동으로 이런 내용이 담긴 '초·중학생 과체중 및 비만 방지를 위한 공공위생 종합 선도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은 비만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1차 조치를 시작으로 비만 조기 발견(2차), 비만 아동 치료(3차) 등 단계별 조치를 담고 있다.
우선 식습관과 관련해서는 학교와 각 가정에 "채소, 과일, 우유, 통곡물, 콩류 등을 더 많이 포함하고 생선, 가금류, 계란, 고기 등을 적절히 배합한 식단을 제공할 것"을 권고하면서 소금과 설탕, 기름 섭취를 줄일 것도 요구했다.
각급 학교에는 매일 최소 1회의 체육 수업을 배정하라는 권고와 함께 자격을 갖춘 영양사 채용도 요구했다.
또 학생들에게 정기 건강 검진을 받게 하고 학부모에게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지속적인 건강 상태 모니터링도 진행키로 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은 중국의 아동 청소년 비만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6∼17세 아동 청소년 5명 가운데 1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며 6세 미만 아동 10% 이상도 과체중·비만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2020∼2030년 청소년의 과체중· 비만율을 직전 10년(2010∼2020년) 대비 70% 수준으로 낮추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SCMP는 전문가 연구 결과를 인용,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도입한 비만 방지 조치는 비만 증가를 억제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지침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비만이 심각한 문제라는 대중적 인식을 높일 수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푸단대의 어린이 비만 문제 전문가인 얀 웨일리는 "지침에 언급된 예방 및 통제 조치는 과학적"이라면서도 "어린이들 스스로 변화를 원해야 하는 필요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실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동 청소년 비만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19세 아동·청소년 3억9천만 명 이상이 2022년 기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었다.
세계 아동·청소년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1990년 8%에서 2022년 20%로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SCMP는 전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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