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파이낸셜타임스 "세대간 갈등으로도 번져"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 지도부가 추진 중인 정년 연장 방침에 젊은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년이 연장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1일 공개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정문을 통해 법정 은퇴 연령(정년)의 상향을 자발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정년은 약 70년간 남성 60세, 여성 55세(이상 화이트칼라), 여성 블루칼라는 50세로 정해져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중국이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출산율은 급감하고 인구 고령화엔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국가의 노인 부양 부담을 줄여 연금 재정에 도움이 되고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의 전문가들도 은퇴 시기를 늦추면 노동력 부족을 완화할 수 있고 연금제도에 가해지는 압박을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다고 본다고 FT는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반대 의견과 함께 분노마저 표출하고 있다.
중국은 16∼24세의 청년 실업률이 지난해 6월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을 만큼 실업난이 심각해졌다.
이후 재학생을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한 새로운 실업률을 발표하기 시작했지만 14∼15%의 높은 실업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는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며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정년 연장을 찬성하는 전문가들을 겨냥해 "일찍 죽는 것이 낫다"고 비아냥대는 글마저 게시됐다.
여기에다 1990년 이후 출생자의 정년이 65세로 연장될 것이라는 소문도 온라인상에 돌아 청년층의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정년 연장 움직임은 취업난에 고통받는 청년층과 오래 일하려는 중장년층 간의 세대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FT는 이번 논란을 두고 "이 사안은 강력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조차도 조심해서 접근해야 할 분야라는 점을 일깨우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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