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대가로 선거운동 자금 1억1천만원 받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비리 의혹으로 지난 5월부터 가택연금 중인 이탈리아 서북부 리구리아주의 조반니 토티(55) 주지사가 26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토티 주지사는 이날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 뉴스 웹사이트에 올린 자필 사직서에서 "3개월간의 가택연금과 두 차례 직무 정지를 겪은 뒤 사임할 때가 왔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주지사로서 업적을 열거한 뒤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불명예스럽게 주지사직에서 물러났다. 보궐선거는 3개월 이내에 실시된다.
토티 주지사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리구리아주 주도인 제노바의 항만 터미널과 관련한 사업 특혜를 주고 선거운동 자금으로 7만4천100유로(약 1억1천만원)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지난 5월 7일부터 직무가 정지되고 가택연금됐다.
제노바 항만청장인 파올로 에밀리오 시뇨리니도 뇌물 수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
토티 주지사와 시뇨리니 항만청장에게 뇌물을 주고 제노바 항만 터미널 계약 특혜를 받은 지역 사업가 알도 스피넬리도 가택 연금됐다.
전직 언론인인 토티 주지사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의 친분으로 2014년 정계에 입문해 유럽의회 의원을 거쳐 2015년부터 9년 동안 리구리아 주지사를 역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창립한 전진이탈리아(FI)와 함께 연립정부의 일원인 동맹(Lega)은 이날 성명을 내고 토티 주지사를 옹호하며 "수사와 체포를 통해 국민 투표를 전복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주장했다.
동맹은 리구리아 주민들이 다가올 보궐선거에서 이 지역을 부흥시킨 중도 우파의 후보에게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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