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발표…'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동시 등재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내 가톨릭 수도원 유적지 등 전 세계 13곳이 올해 세계유산목록에 이름을 올렸다고 EFE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지난 21일부터 연례회의를 개최 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발표했다.
오는 31일까지 회의를 이어가는 세계유산위원회는 각국이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한 28건에 대해 검토해왔고 전날엔 이 중 일부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밝힌 것이다.
위원회는 오는 28일까지 심사와 발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EFE는 전했다.
가자지구 내 가톨릭 수도원은 힐라리오 성인이 서기 340년 경에 자신의 이름을 따 건립했다. '텔 움 아메르'(Tell Umm Amer)로도 불리는 수도원 유적지는 가자시티 남쪽에 위치한다.
하지만 잦은 점령에다 지진마저 일어나 수도원은 파괴됐고 수도원 유적지는 1999년 현지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방치돼 있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전쟁으로 훼손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유네스코는 성명에서 "가자지구에서 현재 진행 중인 분쟁에 의해 (성 힐라리오 수도원) 유적지가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협약에 명시된 비상 등재 절차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원 유적지는 세계유산목록은 물론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도 올랐다.
이에 따라 1999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이스라엘을 비롯한 195개 협약 가입국은 수도원 유적지에 직간접적인 훼손을 가할 수 있는 조치를 피하고 보존을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유네스코는 덧붙였다.
이밖에 오늘날의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 있었던 아홈(또는 아삼) 왕국 봉분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봉분은 13∼19세기에 걸쳐 건립됐다.
남미 최대 사구(모래언덕)인 브라질의 렌소이스 마라넨지스 국립공원, 황해 철새 보호구역 등 중국의 2개 장소, 5세기 로마 시대에 건립된 요르단 농촌 마을 '움 알 지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브제트레니차 동굴,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현생인류 발상지로 기록된 고고학적 장소들도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이와 함께 프랑스, 영국, 에티오피아, 부르키나파소의 유적지와 독일, 미국, 영국에 있는 18세기 개신교 모라비아 교회 신자들의 집단 거주지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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