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하우스서 수영 김우민·펜싱 오상욱 결승전 단체응원
하이브가 나눠준 형형색색 응원봉에 콘서트장 온듯
함께한 현지인 가족 "이런 분위기 처음…심장이 빨리 뛴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대~한민국!"(짝짝~짝짝짝~)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있는 코리아하우스 마당.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들을 법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파리 상공을 갈랐다.
이날 저녁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 오른 김우민, 펜싱 남자 사브르 준결승·결승전에 오른 오상욱을 응원하기 위해 한국인과 현지인 등 약 500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저마다 태극기를 손에 들거나 얼굴에 태극 마크 스티커를 붙인 이들은 비가 와서 축축한 땅 위에 그대로 자리를 잡고 대형 전광판을 응시하며 응원에 나섰다.
이날 단체 응원전에는 하이브가 올림픽 응원을 위해 디자인부터 기술 개발, 제작까지 진행한 '팀코리아 응원봉'이 동원돼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중앙 제어 창구에서 응원가에 맞춰 응원봉 색깔을 형형색색으로 바꿔줘 마치 콘서트장이나 클럽에 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날 먼저 메달을 확정한 건 김우민이었다.
김우민이 400m를 다 돌고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어 동메달을 확정 짓자 사람들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김우민! 김우민!"을 연호하는 사람,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고 방방 뛰는 사람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메달 획득의 순간을 즐겼다.
김우민의 경기에 이어 오상욱의 결승전까지 시간이 다소 뜨자 사람들은 '오 필승 코리아', '발로 차' 등 대한민국 대표 응원가에 맞춰 기차놀이를 했다.
케이팝(K-POP)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오상욱의 경기를 앞두고 누군가가 "애국가를 부르자"고 제안하자 사람들은 반주도 없이 다 함께 생목소리로 "동해 물과 백두산"을 외치기도 했다.
밤 10시, 펜싱 사브르 결승전이 시작되자 응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오상욱이 한 점, 한 점 득점할 때마다 사람들은 엉덩이를 들썩이며 환호성을 질렀다.
경기 도중 오상욱이 점프했다가 발을 딛는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주저앉자 '아~' 하는 걱정의 탄성이 곳곳에서 쏟아지기도 했다.
곧이어 "괜찮아~ 괜찮아", "오상욱! 오상욱!"을 연호하며 다시 힘을 내라고 응원했다.
오상욱이 다시 경기를 이어가며 금메달까지 1점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상대 파레스 페르자니(튀니지)가 3점 차까지 따라오자 심판과 페르자니를 향해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오상욱이 마지막 1점을 따내며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코리아하우스 마당엔 터질 듯한 함성이 쏟아졌다.
저마다 어깨동무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다 함께 '원팀 코리아'가 됐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살면서 올림픽을 보기 위해 파리에 왔다는 이지윤(29)씨는 "오 선수가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보니 너무너무 감동적이다. 고난이 있었지만 금메달을 따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아니면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경기를 보기 힘든데, 오늘 이런 행사를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다 같이 봐서 너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임재혁(22)씨도 "이렇게 환호하면서 한국인들과 함께 경기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특히 오상욱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오상욱 화이팅"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응원을 함께 한 현지인들도 '원팀 코리아'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프랑스인 알렉스(20)씨는 "너무 신난다. 이런 응원은 처음인데 너무 좋다. 심장이 빨리 뛴다"며 "사람들이 모두 신나 응원하고 한 팀으로 이러는 모습이 너무너무 보기 좋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코리아하우스를 찾은 조안(51)씨도 "분위기가 엄청나다"며 "한국인들이 이렇게 뭉쳐서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즐겁다. 오늘 오길 정말 잘했다"고 만족해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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