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접경지 애리조나 출신…'총기폭력 피해' 기퍼즈 전 의원 남편
국경 안보, 외교·국방 정책 등 확장성…총기규제 등 입법경력 호평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로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캠프는 부통령 후보 검증 절차에 들어갔으며,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해리스 부통령이 8월 7일까지 러닝메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사(NASA) 우주비행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가진 켈리 의원은 경합주 중 하나인 애리조나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켈리 의원은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사망 후 치러진 2020년 특별선거에서 승리,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이어 2022년 선거에서도 상원의원 자리를 지켰다. 모두 치열한 승부를 거쳐 단 몇퍼센트 포인트(P) 차로 거둔 승리였다.
민주당 전략가들은 켈리 의원이 경합주에서 보여준 성과가 그의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애리조나 외 다른 주요 주에서도 그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켈리 의원은 해군에서 복무하며 걸프전쟁 당시 수십차례 '사망의 폭풍' 작전에 참가했다. 나사 우주인으로 선발된 후 4차례 우주여행을 했고 201년 은퇴했다.
민주당 전략가 맷 그로드스키는 이러한 켈리 의원의 배경이 다른 후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국방, 외교 정책 관련 문제에 발언할 수 있는 '합법성'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그로드스키는 "이는 온건파 공화당원, 무소속 유권자, 존 매케인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며 "이건 애리조나나 경합주 유권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켈리 의원은 최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밴스 의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입장과 해리스 부통령을 향한 '무자녀' 프레임 공격을 비난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민주당 컨설턴트 애덤 킨지는 켈리 의원이 접경지역 출신 상원의원으로서 국경 안보 문제를 논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평했다.
그는 "켈리 의원은 '나는 저기 국경 주(州)를 대표한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이는 그 상황에 대해 전문가가 권위 있게 발언하도록 하는 방법을 민주당에 제공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켈리 의원의 개인사는 총기 폭력과도 관련이 깊다. 아내인 개브리엘 기퍼즈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2011년 애리조나주 정치 행사에서 총기 난사로 총상을 입은 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켈리·기퍼즈 부부는 총격 사건 직후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 켈리 의원은 신원조회 강화, 정신질환자나 범죄 전력이 있는 개인이 총기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을 주장한다. 그러나 동시에 총기 소유자인 그는 수정헌법 2조 지지자로 자리매김해왔다.
킨지는 "공화당이 민주당에 대해 종종 하는 얘기 중에 '총기 몰수자'란 얘기가 있다"며 "켈리 의원은 아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지만, 총기 안전에 대해 매우 열정적"이라고 말했다.
2022년 선거 기간 약 9천만 달러(약 1천250억원)를 모으는 등 그가 보여준 모금 능력도 매력적인 요소다.
킨지는 "솔직히 말해 중량감, 입법 경력, 설득력 있는 배경, 자금을 모아 상대편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켈리 의원이 최고의 선택처럼 보인다"고 했다.
단점도 있다. 켈리 의원이 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주지사가 임시 후임을 임명하고 2026년 특별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공화당이 이길 가능성도 있다. 이는 특히 상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엔 부담스러운 측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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