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금지' 러시아선 중계 안해…"개회식 역겨워"

입력 2024-07-28 21:39  

[올림픽] '출전 금지' 러시아선 중계 안해…"개회식 역겨워"
한국 입장때 '북한 호칭' 등 사건·사고만 부각
'LGBT' 최후의만찬 공연엔 "러시아서 불법…국민이 안 봐서 다행"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2024 파리올림픽을 멀리서 지켜보며 쓴소리만 내뱉고 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러시아는 이번 올림픽에 초대받지 못했다. 15명의 선수가 파리에 갔지만 러시아 국가대표로서가 아니라 개인중립선수 자격이어서 유니폼에 러시아 국기도 부착하지 못했다.
각국이 자국 선수들의 경기와 메달 소식으로 떠들썩하지만 러시아 국영 방송들은 이번 올림픽을 중계도 하지 않는다.
AP 통신은 옛 소련 시절을 포함해 누적 메달 개수 세계 2위를 달리는 러시아에서 올림픽 TV 중계를 하지 않는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보이콧 이후 40년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스포츠 매체들은 자국 선수 경기 일정을 안내하면서 파리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경기를 볼 수 있다고만 안내했다.
현지에선 올림픽에 관심 있다면 인터넷에서 짧게 편집된 영상을 찾아보거나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해 경기 중계를 보기도 한다.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개막한 파리올림픽 소식을 전하고는 있지만 선수촌 음식 불만, 철도 방화, 경기 중 다친 선수들 등 뒤숭숭한 '사건·사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센강에서 열린 개회식을 집중적으로 난타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북한'이라고 잘못 소개한 실수, 에펠탑에 거꾸로 게양된 올림픽기,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 공연 전 자리를 뜬 관중 등 부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여장 남자들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개회식 공연에는 원색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7일 타스 통신에 개인적으로 개회식 관련 영상 자료를 봤다면서 "완전히 역겨운 순간들이 있었다"고 평했다.
성소수자(LGBT) 색채를 띤 최후의 만찬 패러디 공연에 대해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불법이라는 것"이라며 "우리 시청자가 그것을 보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개회식이 "우스꽝스러웠다"면서 2014년 러시아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때 소치의 유기견들을 문제 삼았던 서방 언론이 파리에서는 거리에 넘쳐나는 쥐 떼엔 미소를 지었다고 비꼬았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8일 타스 통신에 "형편없는 쇼였던 파리올림픽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나라에서 훌륭하게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과 2018 러시아월드컵을 떠올려 보라"라고 말했다.
2012 런던올림픽 체조 은메달리스트 빅토리아 코모바는 소셜미디어에서 파리올림픽 개회식에 충격받았다면서 "토하고 싶다"고 적었다고 러시아 매체 뉴스.루가 보도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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