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29일 낮 12시께 당선자 결정될듯…부정선거·불복 우려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인구 2천800만명의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임기 6년의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가 28일(현지시간) 종료됐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에 따르면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이날은 베네수엘라 현대 정치사 최고 거물인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의 생일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과 엘우니베르살은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전날 밤부터 투표 행렬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한밤중 투표소 주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 촬영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투표소 7곳을 살핀 결과 일부 늦게 투표를 개시한 곳도 있고 유권자 확인 등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는 사례도 있었다"며 부정선거 우려 속에 많은 이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 멕시코, 스페인 등 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도 베네수엘라 국적 이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CNE에서 집계한 전체 유권자 수는 2천139만2천464명이다. 베네수엘라 인구는 2천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3선에 도전하는 집권당의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과 중도우파 민주 야권 연합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후보를 비롯해 10명이 출마했다.
일찌감치 마두로 대통령과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 간 2파전 양상으로 대선판이 전개된 가운데 두 사람 모두 각자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수도 카라카스에서 투표했다.
민주야권 지도자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 역시 한 표를 행사했다.
현지 TV방송에는 마차도가 투표소 앞을 지키는 장병 2명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거절 당하는 모습이 중계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좌파 민족주의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미국 제재 극복을 통한 경제난 타개와 정유시설 현대화 등을 약속했다.
외교통인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변화와 통합, 화해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발산하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민간기업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투·개표 진행 과정에 별다른 돌발 상황이 없다면, 당선인은 이르면 오후 11시(한국시간 29일 정오) 전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일각에선 마두로 대통령의 '패배하면 피바다' 발언을 고려할 때 여당을 중심으로 선거 불복 운동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14년 10월부터 10년째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는 '마두로 최측근'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는 이날 현지 취재진에 "평화와 질서가 보장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선거 관련 모든 자료와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지점마다 장병을 배치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기고 있다.
로페스 장관은 지난주엔 "국민의 결정에 따라 (대선) 승자는 정부를 위해 봉사하고, 패자는 집에 가서 쉬면 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계획대로라면 차기 대통령은 내년 1월 10일 취임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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