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사용자 800만명 이상 플랫폼 대상…내년부터 시행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소셜미디어(SNS) 사업을 허가제로 전환하는 등 온라인 규제 대폭 강화에 나섰다.
29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 등록 사용자가 800만명 이상인 SNS와 메신저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허가제를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운영하는 메타, 유튜브와 구글챗의 구글, 텔레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은 다음 달 1일부터 정부에 운영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방송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CMC)는 "새로운 규제가 온라인 사기, 사이버 괴롭힘, 아동 대상 성범죄 증가 등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행일 이전에 허가를 취득하지 못하면 법적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NS 사업자 허가제 전환 외에도 말레이시아 정부는 온라인 유해 콘텐츠를 즉각 삭제할 수 있는 '킬 스위치'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당국은 법안을 10월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사이버 범죄와 관련된 SNS와 메신저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사이버 괴롭힘과 관련해서도 SNS 사업자에 더 큰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최근 악성 댓글 피해를 호소한 인플루언서가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열린 재판 이후 '사이버 괴롭힘' 처벌 수위가 너무 경미하다는 논란 끝에 나왔다.
SNS 관련 규제 움직임에 시민사회는 정부가 검열을 강화하고 표현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44개 시민단체 등은 지난달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소셜미디어 허가제 전환 계획은 노골적인 권력 남용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은 지난해 하반기 말레이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 삭제 요청을 한 국가라고 밝혔다.
틱톡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게시물 삭제를 요청한 건수는 전년보다 30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도 같은 기간 정부의 콘텐츠 삭제 건수가 15배 늘었다고 밝혔다.
2022년 11월 출범한 현 정권은 인종과 종교적 갈등을 촉발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제한하겠다며 규제를 강화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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