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적고 러 방공망 강해 게임 체인저 안 될듯"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공급하기 시작했으나 정작 조종 능력을 갖춘 우크라이나군 인력은 6명에 불과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훈련 장소와 시간 제약 탓에 올 여름 안에 F-16 비행훈련을 마칠 조종사가 6명에 그칠 것이라며 F-16이 투입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바람처럼 게임 체인저로 전황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에 자국 공군 조종사들을 보내 F-16 조종 교육을 해왔다. 숙련된 조종사도 1년 걸리고 영어로 된 핵심 용어를 교육받는 기간만 4개월에 달한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투입 가능한 전투기 대수가 적고 러시아 방공망이 촘촘한 만큼 전선 근처의 러시아 군사자산을 직접 폭격하기보다는 미사일·드론 등 공중 표적을 격추해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당국자들도 러시아의 방공망 탓에 F-16이 우크라이나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F-16 지원을 끈질기게 요구하자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조종사 훈련을 승인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올여름 출격을 목표로 자국 F-16 이전이 시작됐다고 밝혔으나 몇 대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WP는 노르웨이와 벨기에를 포함한 4개국을 합쳐 80대를 인도하기로 약속했으나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가 받을 물량은 20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당초 지난해 '대반격' 때부터 F-16을 투입하길 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F-16 인도 계획을 밝힌 날 "우리가 전투기 128대를 보유하기 전까지는 그들(러시아)과 하늘에서 맞설 수 없을 것"이라며 추가지원을 요구했다. 자신의 심정을 방과 후 자녀 기다리는 엄마에 비유하며 서방을 독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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