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어린이를 포함해 12명이 숨진 헤즈볼라의 골란고원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자 주요국들이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즉시 떠나거나 여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레나 비터 미국 국무부 영사담당 차관보는 29일(현지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레바논 내 자국민들에게 "위기 시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위기가 시작되기 전에 떠나라"고 경고했다.
비터 차관보는 "상업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미 레바논에 있는 사람들은 장기간 그곳에서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이루트 주재 대사관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해외여행 경보에서 "레바논의 안보 환경은 여전히 복잡하며 빠르게 변할 수 있다. 미 대사관은 미국 시민들에게 현재의 여행 경보를 확인해 레바논 여행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대사관은 항공사들이 레바논을 오가는 항공편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대체 계획을 세우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영국 국민들에게 레바논을 떠나고 그 나라로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 역시 제바스티안 피셔 독일 외무부 대변인을 통해 "레바논에 있는 독일인의 상황을 우려한다"며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레바논을 떠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노르웨이 외무부와 아일랜드 외무부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고조될 우려가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레바논 철수와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7일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북부 레바논 접경지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에 로켓이 떨어져 어린이 12명이 죽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베이루트 폭격을 포함해 전면적인 보복 작전에 나서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독일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터키항공, 중동항공 등이 레바논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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