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상 깨부순 성난민심…대혼돈 베네수엘라에 이젠 총성까지(종합)

입력 2024-07-30 12:50   수정 2024-07-30 16:55

차베스상 깨부순 성난민심…대혼돈 베네수엘라에 이젠 총성까지(종합)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시위…"화염병 투척에 최루가스 발사 진압"
"야라쿠이주 1명 사망, 46명 체포"…야당 "70% 득표 증거 있다"
마두로 "폭력배 타도법 알아"…페루, 베네수엘라 외교관에 추방령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서혜림 기자 =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남미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항의 시위도 격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전역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X(엑스·옛 트위터)에는 팔콘주에서 시위대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인물상을 무너뜨리는 영상이 올라왔다.
냄비를 두드리며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군중은 차베스의 인물상을 받침대에서 넘어뜨려 깨부순 뒤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포르투게사주에선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대형 선거 포스터를 찢고 발로 밟는 모습도 목격됐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좌파의 거물로,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이자 '정치적 스승'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1990년대 스스로를 '차베스의 아들'이라 말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차베스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영향력을 키운 그는 2013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얼마 전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다.
시위대는 이날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맞섰고 경찰은 시위대에 최루탄을 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지 통신원을 인용, 카라카스 시내에서 총성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보도했다. 또 국회 의사당과 선거관리위원회 건물 보안이 강화되고 대통령궁은 봉쇄됐다고 전했다.

시위대와 진압 부대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현지 인권단체 '포로 파넬'(Foro Panel)은 엑스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시위로 베네수엘라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 1명이 사망하고, 4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은 이번 소요 사태로 군인 20명 이상이 총상 등 다쳤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전날 투표 종료 약 6시간 만에 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1위를 기록,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개표 참관을 원하는 시민단체들을 차단, 야권과 국제사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페루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 정권이 내린 심각하고 자의적인 결정을 지적하며 자국 내 베네수엘라 외교관들에게 72시간 이내에 페루를 떠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마르 파가니니 우루과이 외무장관은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우루과이는 마두로 대통령을 대선 승자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 발표상 2위를 기록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자신이 승리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마두로 선거 결과를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곤살레스 후보와 민주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명백하고 수학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승리를 보여주는 (득표) 집계표를 갖고 있다"며 곤살레스 후보가 73%를 득표했다고 말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 연설을 통해 반발 진압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돈을 받는 선동가들이 선관위 사무실들을 공격했다며 "우리는 이 상황에 맞서는 방법, 폭력배들을 물리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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