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학생, 중동정세 불안으로 개인 자격 참여…"계속 물리학 탐구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중동정세 불안을 이유로 한국 대표단이 참가하지 못한 올해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한국 학생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은메달을 받았다.
30일 국제물리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김민재(서울과학고3) 학생은 지난 21일부터 29일까지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린 제54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은메달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최근 정세가 악화한 이란에서 열리면서 정부 차원 대표단이 파견되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를 비롯한 각 분야 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단을 파견하며 지원해 왔으나, 지난 4월 외교부가 이번 대회가 열리는 지역을 포함해 이란 대부분 지역에 기존 여행자제(2단계)보다 격상된 한시적 특별여행주의보(2.5단계)를 발령하면서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과기정통부는 이달 3일부터 말레이시아 캄파르에서 열린 제24회 아시아 물리올림피아드에 한국 대표단을 파견했다. 김민재 학생은 이 대회에도 참가해 금메달을 받았다.
김민재 학생 가족에 따르면, 2년 이상 준비해 온 국제물리올림피아드 참석을 못 하게 돼 아쉬움이 큰 상황이었던 만큼 대회 조직위 측에 안전한 참가 방안을 문의했다고 한다.
마침 외교부에서도 7월 1일 자로 이란 대부분 지역에 내려졌던 특별여행주의보를 2단계 여행자제로 하향 조정했다.
대회 조직위에서는 김민재 학생의 참가를 안전하게 지원하겠다고 회신이 왔고, 학생도 참여 의지가 강해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족 측은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인도네시아, 멕시코, 튀르키예 등 세계 47개국 학생 200여 명이 참가했다.
대회에 참가한 각국 학생들은 개인 자격으로 온 김민재 학생을 환영하는 분위기였고 대회 조직위 측에서도 한국어 가이드를 붙여 주는 등 신경을 썼다고 어머니 최영선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했다.
최 씨는 "폐막식 때 호명될 때는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다고 한다"며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다 보니 메달을 받을 때 태극기는 흔들 수 없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물리학과 진학을 희망한다는 김민재 학생은 "물리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도전이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며 탐구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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