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한 국가에 가하는 위협은 전세계에 대한 위협"…中 "라이, 국제질서 위협"
(타이베이·베이징·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정성조 특파원 이봉석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30일 "중국 위협에 대응해 민주적 파트너들과 '민주주의 우산'(Democratic Umbrella)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의 한 호텔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주제로 열린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회의에 참석해 "전체주의 확장으로부터 전 세계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국 권위주의의 대외 확장은 주변국에 군사적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외교적 탄압과 경제적 위협,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지역 안정을 해치고 있다"면서 "중국이 어떤 한 국가에 가하는 위협은 곧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고도 했다.
특히 "대만은 제1도련선(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의 전략적 위치에 있다"면서 "세계 민주주의 방어선의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또한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것이 대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념이 비슷한 국가와 함께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 칩' 공급망을 구축해 세계의 번영과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IPAC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독일·일본·캐나다·호주·노르웨이·스웨덴 등과 유럽연합(EU) 소속 의원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톈안먼(天安門) 사태 31주년인 2020년 6월 결성한 연합체다.
주로 반중(反中) 성향 의원들이 IPAC에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라이 총통에 따르면 중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유럽의회와 23개국의 의원 및 고위인사 49명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중국은 IPAC 회의 개최에 반발하면서 라이 총통 정부가 양안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당신(기자)이 언급한 이른바 연맹(연합체)은 줄곧 중국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려와 공신력이라 할 만한 것이 조금도 없다"면서 "우리는 (참여) 의원들이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버리고 대만 문제를 이용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며 (중국과의) 양자 관계에 유익한 일을 많이 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린 대변인은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 평화는 물과 불처럼 섞일 수 없고, 대만 독립 행위는 국제 질서에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된다"며 "라이칭더 당국이 무력으로 독립을 도모하는 것은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으려는 것)로, 무기를 얼마나 사든 안보는 살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양안(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친미·독립' 성향 라이 총통 지지율이 52.0%로 상승세를 보인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는 지난 23일과 26일 양일간 대만 내 22개 지자체의 20세 이상 성인 1천7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이같이 나타났다면서 전날 전했다.
이번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p)다.
미려도전자보는 라이 총통 국정운영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52.0%로 지난 5월 20일 취임 이후 처음 50%를 넘었다고 밝혔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 비율은 30.1%로 6월(34.7%)보다 4.6%p 감소했다.
이같은 설문 결과는 라이 총통의 부정부패 척결과 함께 대만의 최고법원인 사법원의 헌법 법정이 지난 19일 입법원(국회)의 의회개혁법에 대한 '효력정지 잠정 처분(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총통부(대통령실 격)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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