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업체 등에 자동 재생·알고리즘 추천 거부 기능 제공 등도 요구"
AP "수년 만에 추진되는 기술규제 관련 주요 법안"…하원 통과는 불확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페이스북, 엑스(X·옛 트위터),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등이 자사 서비스에서 미성년자를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하도록 의무화하고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30일(현지시간) 처리됐다.
이 법안에는 온라인 업체들이 미성년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 수치의 기본값을 최고 수준으로 설정하도록 하고 유사한 콘텐츠가 자동으로 재생되는 기능을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상원은 이날 낮 '어린이 및 10대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법안' 및 '어린이 온라인 안전법안'을 찬성 91명 대 반대 3명으로 처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법안의 핵심은 SNS에 정신 건강 장애, 학대, 성적 착취 등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도록 강제하는 '주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SNS 회사들은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걸러내지 못하거나 기능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유해 콘텐츠에는 괴롭힘, 폭력, 자살 조장, 섭식 장애, 약물 남용, 마약 및 담배, 술과 같은 불법 제품 광고 등도 포함된다.
SNS는 미성년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정보를 보호하는 한편 중독적 SNS 기능 및 개인화된 알고리즘 추천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도록 법안은 요구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SNS 업체들은 미성년 사용자들이 자동적인 동영상 재생 등과 같은 강박적 사용을 유발할 수 있는 기능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법안은 또 17세 미만의 사용자에 대해서는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 설정이 기본적으로 최고 수준으로 설정되도록 하고 있다.
법안은 나아가 SNS에서 17세 미만 사용자를 타깃으로 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한편 부모 및 미성년 사용자들이 자신의 개인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이른바 '지우기 버튼'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SNS상에서 미성년자를 보호하도록 하는 이 법안은 수년 만에 처음으로 추진되는 기술 규제 관련 주요 법안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AP통신은 "이 법안은 온라인 프라이버시법 강화나 인공지능(AI) 사용의 증가에 대한 조건 설정 등과 같은 다른 법안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법안이 법제화되려면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해야 한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합의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소셜 미디어와 다른 온라인 플랫폼이 우리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 위기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있다"면서 "오늘날 우리의 아이들은 무법의 온라인에 노출돼 있으며 현재의 법과 규제는 이것을 방지하는 데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의 위해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했으나,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국가적 실험을 하고 있는 빅테크 업체에 책임을 묻고 온라인에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의회 차원의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AI 사용의 증가에 따라 이 법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하원도 지체 없이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빅테크 기업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엑스 등은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SNS 기업 연합체인 넷초이스는 "사이버보안, 검열, 헌법적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법안을 놓고서는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 관련 우려와 함께 진보 진영에서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정의의 차이로 미성년자들의 성소수자나 낙태, 백신 관련 정보 접근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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