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캣 레이디' 여혐 논란 속 과거 유사발언 탐사 보도
"온나라 정신불안 우려"…밴스측 "무자녀 아닌 정치인 비판한 것"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러닝메이트 J.D. 밴스(39) 상원의원을 둘러싼 막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밴스 의원이 자녀가 없는 이들을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라는 말까지 써가며 매도한 전력이 있다며 다수 구체적 사례를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밴스 의원은 2020년 11월 한 보수 팟캐스트에 나와 "무자녀 때문에 사람들이 소시오패스 성향을 더 갖게 되고 궁극적으로 나라 전체가 정신적으로 조금씩 더 불안정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뒤 소셜미디어 트위터에서는 "우리나라의 저출산 때문에 많은 사회 지도층이 소시오패스가 됐다"고 주장했다.
밴스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시점은 2022년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정책적 견해를 선명하게 밝혀가려고 노력하던 때였다.
앞서 밴스 의원은 2021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민주당 인사를 '무자녀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ies)로 불러 논란에 휘말렸다.
캣 레이디는 고양이를 아끼는 여성을 일컫지만 때로 가족 없이 혼자 반사회적 은둔생활을 한다는 비하와 개탄의 의미로도 쓰인다.
여성 혐오나 일반적 무자녀 국민에 대한 모욕으로 비칠 수 있는 이 같은 행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을 주장해 공세를 펼 시점에 밴스 의원을 방어하는 수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목격된다.
CNN방송은 무자녀 여성을 겨냥한 밴스 의원의 비판이 애초 일회성이 아니라 일관적으로 추진된 문화전쟁의 일부였다고 지적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8월 정치자금 모집을 위한 이메일에서 "이 나라의 급진적 무자녀 지도자들의 심각한 문제에 대해 당신과 같은 애국자들에게 직접 얘기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도록 할 수 없다"며 "우리가 무자녀 소시오패스들의 지배를 받게 됐는데 이 자들은 자녀에 투자하지 않았기에 이 나라에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밴스 의원 측은 과거 발언이 자녀가 없는 국민을 비판한 게 아니라는 항변을 되풀이했다.
그의 대변인 테일러 밴 커크는 CNN방송에 보낸 성명에서 "가족과 자녀에 뚜렷하게 반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얘기"라고 말했다.
커크 대변인은 "언론이 원하는 대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수 있지만 밴스 의원은 부모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람들이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격려하는 정책을 옹호하는 데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