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원국 일부 이미 인도 시작…조종·정비인력 등 여전히 부족 문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F-16 전투기에 미사일 등 무기도 탑재하기로 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미 국방부의 재고와 생산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우크라이나의 가장 시급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의 공대지 무기, 폭탄용 정밀 유도 키트, 첨단 공대공 미사일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F-16에 탑재될 무기에는 AGM-88 함(HARM) 대레이더 유도 미사일과 장거리 합동직격탄(JDAM), 폭발 반경이 작은 소구경 폭탄,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AMRAAM)과 AIM-9X 등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는 F-16을 전선에 투입하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미국 등 서방에 지원을 요구해왔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기증한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되기 시작했다.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웨이 등이 80대를 인도하기로 약속했고,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지난 10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올여름 출격을 목표로 자국 F-16의 우크라이나 이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진전에도 여전히 우크라이나로의 F-16 지원은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총 80대가 지원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꺼번에 인도되지 않는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인도 일정을 밝히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지원이 너무 늦고 수가 적으며 제한사항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조종사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에 자국 공군 조종사들을 보내 F-16 조종 교육을 해왔지만, 훈련 가능한 조종사 수가 부족한 점은 전투기 지원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투기 인도 후의 유지 보수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가 전투기를 정비하기 위한 예비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데다 엔진 정비와 같은 고난도의 작업은 처음에는 해외에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F-16 유지 보수 인력을 보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서방이 지원한 F-16과 탑재된 무기를 러시아 군에 대항해 어느 범위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도 과제로 남는다.
그간 서방 국가 대부분은 자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 무기를 내줬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들어 전선에서 밀리자 러시아 본토를 때리도록 허용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 5월 동부전선 하르키우 방어 목적 등에 필요하면 자국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쏠 수 있도록 제한을 일부 해제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가 다른 무기와 마찬가지로 F-16 전투기 사용에서도 제한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