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전기차 캐즘, 판가 하락 여파 수익성 하락
"에코프로비엠, ESS·파워툴 등으로 수요처 다변화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한지은 기자 = 에코프로가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대응해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캐파) 속도 조절 등을 추진한다.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은 3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원재료 가격 변화에 민감한 배터리 소재 사업 특성상 상반기에 낮아진 판매 가격 대비 고가의 원재료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수익성 관리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코프로는 전날 올해 2분기 연결 영업손실이 5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1천703억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8천64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7.2%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83.1%, 15.3% 줄었다.
전방 수요 둔화로 제품 판매량은 감소해도 최근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 폭이 축소돼 3분기에는 판가가 다소 안정화될 전망이다.
양극재 판가 하락률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13% 수준이었으나 3분기에는 2%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에코프로 측은 추산했다.
박 본부장은 "하반기 메탈 시장은 점진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전망되지만, 가격 변화에 따른 민감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왔으며 하반기에는 점차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코프로 가족사 중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6.6% 줄고, 매출은 8천95억원으로 57.5% 감소했다.
위축된 전기차 시장 상황에 대응해 에코프로비엠은 중장기적으로 양극재 생산능력(캐파) 조절도 검토하고 있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 둔화와 변동성을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캐파 하향 및 속도 조절을 검토 중"이라며 "투자 규모 조정 관련 검토가 확정되는 대로 하반기 중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럽 및 북미 등 권역별 규제에 따른 고객사의 현지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하이니켈 같은 프리미엄 양극 소재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리튬인산철(LFP) 같은 중저가 양극 소재까지 복수의 신규 업체들과 제품 공급 및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이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파워툴 등으로 애플리케이션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 분기 대비 2분기에 전체 양극재 판매량은 3.6% 감소했으나, ESS와 파워툴 양극재 판매량은 각각 85%, 46% 증가했다.
김 본부장은 "ESS를 이차전지의 또 하나의 수요처로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ESS 시장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수요 증가에 하반기 판매 물량 증가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캐즘 이후의 이차전지 시장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미래를 위한 투자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내년 양산 예정인 전구체 공장 등 국내 설비 증설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외부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니켈 등 주요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 등을 통해 배터리 소재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격전지로 부상한 유럽 시장 투자도 계속된다. 에코프로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천t(톤)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에코프로 측은 "원가 혁신을 통한 내실 경영을 강화하면서 니켈 등 자원 확보, 고객 다변화 등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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