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 때문…러시아·벨라루드 국기도 못봐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대만 국기(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가 금지되면서 경기장 스태프들이 대만 국기와 관련 장식을 단속하고 있다고 타이완뉴스와 연합신문망(UDN) 등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림픽 경기장 스태프는 관중과 취재진에게 손수건 크기의 작은 깃발, 가방에 붙은 패치와 페이스 페인팅까지 대만 국기나 관련 장식을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경기장 스태프는 해당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정당한 입장권이 있어도 퇴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완뉴스는 "대중은 경기장에서 대만 국기가 금지되는 것과 관련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올림픽 정책은 입장권 규정에서 올림픽 참가 국가나 지역의 공식 깃발만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스페인 바스크 지방, 티베트, 퀘벡 같은 독립을 추구하는 개별 지역의 깃발 등이 엄격히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타이완뉴스는 "대만 대표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1981년부터 대만 올림픽 대표팀을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매화기(梅花旗·Plum Blossom Banner)를 사용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만 국기를 상징하는 어떠한 것도 올림픽 경기장에서 금지된 깃발에 대한 자료를 가진 현장 보안 스태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만은 중국이 국제사회에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자국의 국명이나 국기, 국가(國歌)를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쓰지 못하고 있다.
대신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中華臺北)라는 명칭과 대만올림픽위원회기(매화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국기가(Song of the National Flag)를 사용하고 있다.
1971년 유엔에서 대만이 축출되고 1979년 IOC 회의에서 대만 국명을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나 대만(Taiwan)이 아닌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표기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부터다.
한편, 파리 올림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그 과정에서 러시아를 도운 벨라루스의 국기도 금지됐다.
경기장에서 두 나라 국기와 국가를 보거나 들을 수 없고, 두 나라 선수는 '개인중립자격선수'(AIN) 자격으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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