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대표 인터뷰…"앞으로 보름이 골든타임, 회사 살리기 총력"
"결제사 등 여러 파트너사 협조해준다면 정상화 충분히 가능"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인터파크커머스가 모회사 큐텐그룹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경영을 하기 위해 매각작업에 나섰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 만나 "고객과 판매사(셀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회사를 살릴 방안을 고민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큐텐그룹에 묶여 도미노처럼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건전한 회사조차 견디기 어려울 지경이 됐다"며 "최대한 많은 판매자를 구제하려면 독자 경영이 필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구영배 큐텐 대표도 동의한 사안"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구 대표를 비롯한 큐텐 이사회의 동의 아래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재 인수를 희망하는 두 곳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대로 가면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티메프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며 "독자 경영은 회사 생존을 위한 마지막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뒤 큐텐 계열사 대표가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인터파크커머스는 싱가포르 기반의 큐텐이 지난해 3월 인수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산하 종합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쇼핑과 AK몰의 월간 합계 거래액은 1천억원으로 티몬의 6분의 1, 위메프의 4분의 1 수준이다.
김 대표는 독자 경영을 위해 피인수 직후 큐텐테크놀러지로 넘어간 자사 핵심 재무 인력을 다시 데려오는 한편 회계시스템도 계정을 분리해 운영할 방침이다.
인터파크커머스가 큐텐으로의 인수합병 이래 줄곧 티몬에 위탁 운영해온 전자지급결제대행(PG) 시스템을 지난달 29일 PG 전문업체인 KG이니시스로 바꾼 것도 독자 경영을 위한 시도다.
인터파크커머스가 당장 맞닥뜨린 과제는 소비자 환불과 미정산금이다. 티메프에 거액의 자금을 물린 PG업체가 인터파크커머스의 판매대금을 묶어놓으면서 발생한 일이다.
현재 지급 연기된 정산금 규모는 인터파크쇼핑이 35억원, AK몰이 150억원가량이다.
인터파크쇼핑은 지난달 29일부터, AK몰은 지난달 31일부터 각각 지급이 연기됐다. 여기에 오는 15일 AK몰에 입점한 AK백화점 정산금이 도래한다.
김 대표는 또 현재 큐텐이 소비자 환불과 미정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시'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위시는 큐텐이 지난 2월 2천300억원에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번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배경으로 지목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 위시가 해외에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8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해당 자금 중 일부라도 투입된다면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김 대표는 조심스럽게 기대했다.
그 전에 우선은 판매자들을 진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판매자들은 티메프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최근 며칠 새 이탈 속도가 빨라졌다.
지금까지 한 달에 한 번 이상 거래하는 3만여 유효 판매자 가운데 약 10%가 인터파크커머스에서 상품을 내린 것으로 추산된다.
김 대표는 앞으로 보름 정도가 회사를 살릴 '골든 타임'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판매자와 PG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인터파크커머스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플랫폼을 정상화해 셀러들이 안심하고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대금 지급을 보류한 결제사를 비롯해 여러 파트너사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터파크커머스 기업 가치를 고려하면 분명히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며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